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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와 직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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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阿附)는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림'을 뜻한다. 일본어로는 追従이 같은 뜻인데 발음 따라 아부 또는 추종이란 뜻으로 쓰인다. 중국어로는 拍马屁인데, '말궁둥이를 때린다'에서 유래한다. 영어로는 Flatter인데 구어적 표현이 suck up, butter up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직언(直言)은 '옳고 그른 것에 대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기탄없이 말함'을 뜻한다. 일본어도 같고 중국어도 같다. 다만, 한국어와 일본어는 苦言, 중국어는 危言이라는 동의어가 있다. 그만큼 직언은 고통스럽거나 위험하다는 함의가 있다.

이러한 단어의 유래 때문일까? 아부는 나쁘고, 직언은 좋다는 일도양분적인 가치관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상사는 대체로 아부를 좋아하고, 직언을 싫어한다. 직언만 자주 하는 사람은 매사에 불만 있는 것으로 폄하한다. 특히 일은 못하면서 직언만 하면 관계가 악화된다.

직언의 동의어 속의 한자(苦, 危)를 생각할 때, 직언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직장생활에서는 ‘직언의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직언을 하기 위한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 첫째, 일에 대한 열정이다. 열정은 직언을 불만으로 폄하시키는 것을 막는다. 둘째, 성실해야 한다. 게으른 사람의 직언은 불평처럼 들린다. 셋째, 아이러니컬하지만 아부를 잘해야 한다. 평소에 아부를 잘하던 사람이 표변하여 직언하면 진정한 충고로 들린다.

그럼 어떤 아부가 ‘좋은 아부’인가? 첫째, 사실의 적시, 즉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컨텐츠를 담을 수 있다.

‘나쁜 아부 판별어’가 “동안이십니다.”에는 “몇살처럼 보이세요?”이고, “기사 잘 봤습니다.”에는 “어떤 기사 말씀하시죠?”이며, “논문 잘 쓰셨던데요.”에는 “어떤 내용이 맘에 드셨어요?”이다. 둘째, 업무와 무관할수록 좋다. 비업무영역에서 직언 포인트가 많으면 그만큼 업무에 관한 직언은 효과를 발한다. 셋째, 역시 아이러니컬하지만 직언을 잘해야 한다. 평소에 직언을 잘하던 사람이 아부하면 진정한 칭찬과 인정으로 들린다.

지난 4월 1일부터 검찰에는 '검찰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지휘·지시 내용 등 기록에 관한 지침'이 시행되었다. 검찰 내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그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시행된다.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상하급자간에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은 막아야 한다. 직언의 기술이 더욱 필요해진 시점이다.

 

김욱준 부장검사 (대전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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