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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국민의 재판중계 신청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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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공공의 이익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중계방송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를 사흘 앞둔 지난 3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가 선고공판 TV 생중계를 허가하면서 밝힌 결정 이유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1,2심 주요 사건의 선고 공판을 생중계 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대법원 규칙이 시행된 지 246일 만의 일이다.

 

사상 첫 1심 선고 생중계가 이뤄지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지난해 7월 대법원 규칙이 개정되고 전국 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3%가 재판장 허가에 따라 선고 장면을 중계방송 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고 의견이 모아지면서 재판 중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최순실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1심 재판을 맡았던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추정의 원칙' 등을 이유로 선고 공판 중계를 허가하지 않았다.

 

'역시 변한 것이 없다'는 실망감이 커져갈 때쯤 나온 이번 재판 중계 허가 결정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의 측면에서 과감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재판부의 용단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재판중계를 대하는 법원의 소극적 자세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 2월 선고가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사건에서 담당 재판부는 재판중계 허용 여부를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 "신청이 없어 판단도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좀더 적극적으로 법원 측에서 재판중계와 관련한 신청 절차 등을 안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박 전 대통령 선고 공판의 경우에도 법원 측의 소극적인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선고 공판 1주일 전까지 법원은 아무런 말이 없다가 "이번이 사실상 재판중계와 관련한 마지막 기회인데 재판중계 신청이 들어온 것이 있느냐. 없으면 우리가 하겠다"는 본보 기자의 문의가 있자 그제서야 출입 기자단에 재판중계 신청 수요를 조사했다. 본보의 문의가 없었다면 이 부회장 항소심 때처럼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언론사나 국민들이 명확하고 쉽게 재판중계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재판중계가 이번으로 그치지 않고 더 확대돼 국민의 알권리와 사법부 신뢰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