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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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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한 번 있을까말까 하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일들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갖고 있는 공감 능력에 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모든 것에 똑같이 공감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이쪽에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저쪽에 공감을 잘하는 사람도 있다. 경험과 인식이 다르고 감정의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스스로 경험하지 않은 아픔에도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좌절이나 시련을 겪고 나면 그 범위를 확장시켜 다른 이의 아픔을 상상하고 함께 느끼며 위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확장이란 것이 때론 자기중심적이고 좁은 세계에 머무를 수 있다. 인간의 지적 능력과 마찬가지로 공감 능력도 과신하면 안 된다.

올 초 유난히 추운 날이었다. 배석판사 시절 부장님한테서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웨샤오둥이 심리상담을 한 경험에 관해 쓴 ‘하버드 자존감 수업’이다. "좀 더 젊을 때 읽었더라면 공부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이라고 하셨다.

이 책에서는 상담자의 기본기로서 공감(empathy)에 대해 말하면서, 두 가지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고 한다. 하나는 공감 거품이고, 다른 하나는 공감 덫이다. 과도한 표현으로 공감 거품을 산더미처럼 만드는 것은 상담을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내담자의 생각을 과도하게 격려하고 인정하여 공감 덫을 만들면 내담자가 독립적으로 사유하지 못하고 자기 성장의 책임을 지지 못하게 된다.

공감은 연민이나 동정이 아니다. 공감은 평등하고 상호적이며 진실한 관계에서 나온다. 상담자가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내가 들어가면 상대가 물러가고 내가 물러서면 상대가 들어온다.’ 내담자도 진심을 읽고 공감하며 치유를 경험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직접 경험한 세상은 무척 작은 세상이다. 이 세상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넓은 세상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때 공감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시작될 수 있다.

 

전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K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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