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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정쟁으로 얼룩진 사개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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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문무일 검찰총장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출석은 큰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국회의 검찰 관련 현안질의는 상급기관인 법무부장관을 통해 이뤄졌다. 검찰총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의원들의 공세에 시달리게 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조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50년 만에 검찰총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검찰개혁 등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은 국민적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대감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회의장은 여야간 정쟁으로 얼룩졌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사건의 피의자인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위원 자격 문제를 싸고 여야가 초반부터 고성을 올리며 공방을 벌이다 두 차례나 정회됐다. 이 때문에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2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문 총장은 5시간가량만 회의장을 지켰다. 여야 위원들은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어 파행의 책임을 상대 측에 떠넘기며 여론전을 펼치는데 몰두하는 행태도 보였다.

 

국회가 문 총장을 부른 이유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검찰 입장을 총장의 입을 통해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위원들의 질의를 통해 현직 검찰총장으로부터 듣고 싶은 얘기가 많은 국민들이 상당수였을텐데 이 같은 기대가 제대로 충족됐을지는 의문이다. 일부 사개특위 위원들은 우려했던 대로 개별 사건의 수사 상황이나 방향 등에 관한 질문을 봇물처럼 쏟아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한 국회 관계자는 "오랜 관행을 깨고 현직 검찰총장을 직접 불러냈지만, 검찰총장이 왜 국회에 직접 나오면 안 되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아직 기관보고 일정도 채 끝나지 않았지만, 소위 구성도 못한 채 여야 간 불협화음으로 정쟁과 파행을 거듭하는 사개특위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한 마음뿐이다. 예정된 사개특위 활동기한은 6월말까지인데, 6·13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제대로 된 사법개혁 논의를 마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이라도 위원들은 국민의 대표 자격으로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을 위해 그 자리에 앉아 있다는 점을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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