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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고전' 읽기 즐기는 임준형 변호사

심오한 뜻 담긴 중요한 책… 여럿이 곱씹으면 '핵심 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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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지인들과 모여 고전을 읽고 토론하고 있는 임준형(변시 6회) 법률사무소 메이데이 변호사. 임 변호사는 “고전은 아주 심오한 뜻이 담겨 있으므로 여럿이 함께 읽으면 그 뜻을 명확하게 알 수 있어 좋다”고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나의 가장 중요한 취미생활은 2주에 한 번 일요일 아침에 지인들과 모여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이 모임은 2007년에 시작되었고, 변시 준비 때문에 잠시 중단되었다가 작년부터 다시 운영하고 있다. 2주에 한 권씩 고전을 정하여 각자 읽은 후 일요일 아침에 서울 모처 까페에 모여 의견을 나눈다.

이 독서모임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다. '고전'은 가장 오랫동안 검증되어 오면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끼친 책을 의미한다. '독서' 자체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갈수록 신간보다는 고전 독서에 더 치중하게 된다. 우리 인생에 남아 있는 책 읽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검증된 책, 보다 중요한 책을 읽고 싶은 것이다.

고전은 혼자 읽기 쉽지 않다. 고전은 문명의 핵심을 관통하는 심오한 논의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쓰여진지 2000년이 넘은 책들도 많아 저자와의 시간적 거리 극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이 읽는다.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면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명쾌해진다. 인문사회ㆍ경영경제ㆍ예술ㆍ자연ㆍ공학 등 다양한 전공과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다 보니 다각도의 접근을 통해 내용이 더 입체적으로 이해되는 경험도 한다.

고전은 나와 동떨어진 차원의 이야기 같지만, 실은 그렇기에 몇 발짝 떨어져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변호사 업무를 하다 보면 일상 내내 사건 생각에 파묻히게 되기 쉽다. 고전을 읽는 시간은 업무에만 치중하던 뇌의 나머지 영역들이 활성화되며 삶 전반에 대해 성찰하는 경험이 된다. 특히 다양한 전공 및 직업의 사람들과 이같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이들의 다양한 관점과 접근을 통해 그 성찰의 풍부함이 배가 된다. 그래서 '읽기'도 중요하지만 좀 더 중요한 것은 '모임'이다. 책으로 인연이 된 다양한 분야의 지인들이 모임을 함께 하며 고전 독서의 재미와 유익을 계속 더해주고 있다.

원래 '서울대 고전 100선'을 대상도서로 시작한 모임이어서 이를 중심으로 여타 고전들을 추가해서 읽는다. 문학ㆍ역사ㆍ철학ㆍ사회과학ㆍ자연과학의 중요한 고전들이 그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공자ㆍ부처ㆍ예수ㆍ소크라테스가 직접 말하고 가르친 내용들을 『논어』·『아함경』·『신약성경』·『변명』을 읽고 토론하며 풍부하게 곱씹게 된다.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을 읽으며 자본주의의 역사와 미래에 대하여 고민하기도 하고,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통해 양자역학의 탄생과 영향에 대하여 공부하기도 했다. 하이젠베르크의 위 책에 나오는 "가장 가치 있는 생각은 대화를 통해 나온다"는 말은 이 모임을 통해 직접 그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전 독서의 의의에 대하여 여러 거창한 이야기를 하였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배우는 즐거움이다. 좋은 벗들과 함께 인류의 가장 중요한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므로 공자가 말한 인생의 즐거움이 여기에 있다.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말이다. 아직 못 다 읽은 까마득한 고전들을 보며 저걸 평생 얼마나 더 읽다 갈 수 있을까 싶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한 권씩 우직하게 읽어나가는 것 뿐이다. 그 과정에 벗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임준형 변호사 (법률사무소 메이데이)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