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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기

[나의 여행기] 네팔 포카라 트래킹 - 조성호 변호사

히말라야의 관문… 병풍처럼 둘러쳐진 雪産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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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관문인 네팔 포카라를 여행하며 시가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조성호(변시 1회)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시가지 뒤로 히말라야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미세먼지 폭탄과 영하 15도의 맹추위를 위력을 떨치는 대한민국의 2018년도 1월 하순. 나는 두터운 옷을 입고 히말라야의 관문 네팔 포카라로 향했다. 직항이 없어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서 포카라행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탔다. 포카라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 창문에서 설산이펼쳐진 광경을 보면서 우리는 비로소 히말라야에 가까이 왔음을 실감하였다.


포카라는 히말라야 등반 초입에 있는 도시로 우리가 방문한 시기는 1월 20일경 한겨울이지만 기온은 영상 5도에서 20도정도로 한국의 따뜻한 봄날씨와 같았다. 거리 바나나 나무에서 바나나가 달려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포카라 공항에 내려보니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다. 여기가 히말라야 초입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포카라 하면 떠오르는 것이 히말라야 트래킹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004년에, 그리고 2016년에 주변인들과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였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다. 트래킹 코스는 당일코스부터 15일 또는 그 이상 되는 코스 등 매우 다양하였다. 나는 등산을 해본지 오래되었고 같이 간 아내도 최근 운동을 하지 않았기에 편한 당일치기로 가장 짧은 코스인 오스트리아캠프까지 가는 트래킹코스를 택했다. 오스트리아캠프까지 가는 길이 어떠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그 난이도는 서울 관악산 연주대 등반하는 정도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제 등산길 주변에 있는 나무나 풀들은 전부 초록색이고 등산길도 좀 가파르다 싶으면 돌로 만들어놓은 계단이 있어 오르기가 어렵지는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관악산을 오를 때 보이는 것은 하늘뿐이지만 여기서는 히말라야 하얀 설산을 보고 오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관악산 등반에서의 한 걸음과 히말라야 트래킹의 한 걸음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트래킹에서는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차올라 한걸음 떼기가 쉽지 않았다. 등산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한국에서 30분이면 갈 거리를 중간에 쉬고 쉬고 해서 1시간 30분은 걸려야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탁 트인 곳에 가서 보이는 히말라야 설산의 병풍 같은 모습은 장관이라는 것 외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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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포카라 지역은 시가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적한 농촌이다. 사진의 계단식 논이 우리나라 산악지역과 비슷해 친근감이 든다.

 

포카라에는 트레킹 말고 호수주변에 호텔, 카페, 식당 및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레이크사이드’ 거리가 유명하다. 관광객들은 여기 들러서 기념품이나 필요한 물건을 산다. 가게에는 정가가 붙어 있지 않아 흥정하기 따라서 가격의 차이가 심하다. 네팔에는 캐시미어 제품이 유명한데 만져보니 부드러운 것이 질이 좋다고 느껴졌는데 제품별로 가격차이가 심했다. 우리가 간 가게에는 한국관광객들이 써 놓은 글들도 볼 수 있게 붙여 놓았는데 ‘흥정 잘하면 가격을 많이 깎을 수 있다’는 좋은 팁을 주는 문구도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호수 주변에는 커피 맛이 좋은 카페들이 많다. 호수를 바라보면서 질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는데 커피 한잔이 원화로 1,500원 정도에 불과하다. 네팔산 커피도 판매하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사간다. 480g 한봉지에 1만3천원이면 된다.


포카라는 시내가 레이크사이드 인근지역과 중심가를 빼면 한적한 농촌이 대부분이다. 도로는좁고 정비가 잘 안되어 있어 울퉁불퉁하여 고급세단은 거의 볼 수 없었고 경차나 소형SUV차량이 많고 택시도 현대자동차 모닝이나 그 비슷한 사이즈의 경차가 대부분이다. 영국의 영향으로 운전석이 오른편에 달려있고 차선도 우리와 반대라 다니다 보면 어색할 때가 많다. 도로에는 신호등이 없다. 오토바이, 버스, 승용차가 사람과 뒤엉켜서 다니는데 위험해 보이면서도 알아서 잘 다니는 모습이 신기했다. 집은 2층~3층 양옥주택에 조그만 마당이 있는 형태가 많다. 

 

그리고 그 집들 사이로 공터가 많고 공터에는 소들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고, 개들이 집집마다 있는데 목줄을 하지 않아서 동네를 마음대로 쏘다닌다. 사람들이 지나가도 물기는커녕 짖지도 않는다. 심지어 닭들도 풀어서 기른다. 동네 중간중간 공터에는 소가 풀을 뜯고 옆에 개가 있고 그 옆에 닭들이 뛰어다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새 개가 사람을 물어서 문제가 많이 되고 있는데 포카라 개들은 목줄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사람도 동물도 물지도 짖지도 않는다. 똑같은 개인데 우리나라 개들은 왜 사나울까. 원래 개들은 사나운 존재가 아닌데 우리나라 개들은 태어날 때부터 갇혀서 살고 목줄에 메여서 신경질적이고 예민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개들이 보기에 포카라는 천국처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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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카페,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 호수주변의 풍경. 기념품을 파는 한 가게는 ‘흥정 잘하면 가격을 많이 깎을 수 있다’는 한국인 관광객이 써 놓은 글을 볼 수 있도록 붙여놓기도 했다.

 

포카라뿐 아니라 네팔전체가 농업 외에는 마땅한 산업이 없어 실업률이 높고 인터넷사정도 좋지 않으며 정전이 자주 일어나는 등 생활수준이 높지 않다. 하지만 동네 아주머니나 아이들이 지나가다 만나면 합장을 하면서 반갑게 ‘나마스떼’라고 인사하는 모습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쉴새없이 밀려오는 전화와 카카오톡으로 한시도 자유롭지 않는 나의 몸, 그리고 의뢰인들의 하소연과 소송으로 지친 내 마음. 이런 나에게 포카라에서의 1주일은 따사로운 햇살속에서 히말라야 설산을 걸치고 맑은 호수를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을 1주일 동안 천천히 마시는 것과 같은 휴식과 여유의 시간이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