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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와 영업비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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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와 영업비밀” 두 단어는 닮지 않았지만 닮았다. 발명가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나의 발명을 영업비밀로 숨길 것인가, 아니면 특허를 받아 대놓고 보호받을 것인가.

“특허발명”은 특허를 받은 발명이다. 특허를 받으려면 새로워야 한다.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생각할 수 없어야 한다. 산업상 이용 가능해야 한다. 반면, "영업비밀"은 숨겨져 있어야 한다.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져야 한다.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어야 한다.

나의 발명을 “영업비밀”로 간직하면 천년, 만년 영원하다. 하지만 똑같은 발명을 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 “영업비밀”을 직접적으로 빼오면 처벌받는다. 독자 개발해야 한다. 코카콜라의 제조법인 Merchandise 7X는 100년간 비밀이 유지되고 있다. 다른 회사가 비슷한 맛 음료를 생산해도, 독자 개발했다면 영업비밀 침해가 될 수 없다. “영업비밀 침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영업비밀”이라는 점과 “그것을 빼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많은 흔적이 남기 때문에 압수수색만 신속하게 이루어지면 기술유출의 증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그것이 “영업비밀”인지 여부의 판단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나의 발명을 “특허등록”하면 독점적·배타적으로 보호 받는다.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를 통해 같은 발명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내용이 공개되고 20년만 보호된다. 공개기술을 토대로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설계를 한다.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이 각자 다양한 특허를 보유하고 서로 같은지 다른지 계속 소송을 하는 이유다. 특허침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양 기술의 동일성·유사성을 판단하기 위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결국 “영업비밀”이든 “특허”든 그 침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진술만으로는 어렵고 전문적인 기술적 분석이 필요하다. 양 당사자의 주장과 기술 시연, 기술적 쟁점에 대한 공방을 원스톱으로 끝내는 ‘특허기술변론절차’가 특허범죄중점검찰청인 대전지검에 도입된 이유다.

내 발명이 제조법을 찾아내기 어렵다면 “영업비밀”로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하지만, 역설계가 가능하다면 얼른 “특허”를 받아 20년간 그 권리를 향유할 것이다.

 

김욱준 부장검사 (대전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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