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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개혁에도 헌법적 마인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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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處)'라는 국가단위는 아무 데나 설치하는 게 아닙니다."
한 변호사가 지난 14일 청와대가 발표한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3대 권력기관 개편 방안을 보고 한 말이다. 조국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조정하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한 후 '안보수사처'를 신설해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고양하겠다"고 밝혔다. 권력 분산이라는 개혁의 큰 방향은 옳지만, 청와대의 구상 가운데 일부는 우리나라 국가기관 전체 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처'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청(廳)'은 행정각부의 소관사무 업무 중 독자성이 높은 사무를 관장할 때 '부(部)' 산하에 만드는 기관이다. 따라서 대공수사를 담당할 안보수사처를 경찰청 산하의 기관으로 두는 것은 현행 정부조직법에 배치되는 셈이다. 안보수사처를 만들어 국무총리 산하로 두더라도 헌법에 규정된 행정각부 통할과 조정 의무를 지는 국무총리가 담당해야 할 기관인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보수사처가 갖게 될 국내정보 수집 권한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금도 경찰은 11만명의 인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정보 수집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헌법기관 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는 2007년 정보기관의 민주적 통제보고서를 통해 "조직범죄와 테러 대응을 위해 정보경찰에게 체포 등의 권한을 인정할 경우 이를 엄격한 내부통제 및 독립적인 검사의 통제 아래에 두는 등 적절한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발표안에는 정보기관이 수사권까지 갖게 됐을 때의 폐해를 방지할 만한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헌법의 기본정신은 기본권 보장과 권력분립이다. 국가기관 체제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이래서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도, 권력의 분산과 견제도 어렵다. 개혁에도 법치주의적, 헌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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