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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조문해설

38. 제31조(수임제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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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조(수임제한) ① 변호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다만, 제2호 사건의 경우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위임인이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相議)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
2.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

1. 의 의
변호사는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에 관하여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여기에서 ‘수임하고 있는 사건’은 현재 수임하여 처리 중에 있는 사건을 말한다. 이미 종료한 사건은 포함되지 않는다. 소송대리권의 범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심급에 한정되어, 소송대리인의 소송대리권의 범위는 수임한 소송사무가 종료하는 시기인 당해 심급의 판결을 송달받은 때까지다(대법원 99마6205). 따라서 판결이 선고되어 판결송달 시까지는 여전히 ‘수임하고 있는 사건’이다. 그리고 ‘다른 사건’이란 현재 수임하고 있는 사건과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사건을 말한다. 이미 사건처리가 종료된 사건도 포함하는 ‘동일한 사건’의 수임제한과 차이가 있다. 다만, 현재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의뢰인이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의 수임을 동의한 경우에는 수임할 수 있다(제1항 단서). 의뢰인은 수임에 동의한 순간부터 변호사가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기대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2.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제2호)
가. 동의를 얻어야 할 의뢰인의 범위
변호사는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을 위임인이 동의한 경우에는 수임할 수 있다. 이때 변호사가 동의를 얻어야 하는 대상에 새로운 사건을 위임하려는 상대방도 포함되는지 문제된다. 변호사법은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위임인’의 동의라고 규정한다(변호사법 31① 단서). 변호사윤리장전은 ‘의뢰인이 양해’라고 한다(제22조 제1항 단서). ‘동의’ 또는 ‘양해’ 모두 다른 사건의 수임에 승낙한다는 뜻이다. 생각건대, 먼저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위임인의 동의로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동의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법률이 정하지 아니하는 새로운 수임제한을 부과하는 것은 변호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사건을 위임하려는 상대방이 변호사와 기존 의뢰인과의 관계를 알 수 없거나, 그 대리관계가 소멸되었다고 오인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그런 사정을 고지하여 동의를 얻을 필요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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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동의의 방법과 철회 여부
변호사는 새로운 다른 사건의 수임을 의뢰하는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상대방은 현재 진행 중인 의뢰인과의 사건해결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별개의 사건을 변호사에게 위임할 수도 있을 수 있다. 변호사는 이제껏 적대적인 상대방으로부터 새로운 사건을 수임하게 됨에 따라 예상되는 기존 사건의 진행경과와 예상되는 불이익·위험 등에 대하여 충분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이런 과정 후에 있는 위임인의 동의가 변호사의 충분한 ‘설명이 행해진 동의’(informed consent)라고 할 수 있다. 의뢰인의 동의는 구술로도 가능하지만, ‘서면으로 확인된’(confirmed in writing) 동의여야 할 것이다. 나중에 동의 여부를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분쟁예방을 위해서다. 의뢰인이 동의 당시에 예측할 수 없는 불리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에 나중에 수임동의를 철회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상대방의 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고려할 때 부정함이 타당하다. 변호사는 동의 받은 상대방의 수임사건 진행 중에 야기된 의뢰인과의 신뢰관계가 파탄되는 등의 사정이 생기면, 두 사건 중 어느 한 사건은 사임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변호사윤리장전은 ‘의뢰인 간의 이해 대립’이 있을 때 변호사는 의뢰인들에게 이를 알리고 적절한 방법을 강구하도록 한다(제27조).

3. ‘현재의 의뢰인’을 상대로 한 다른 사건의 수임 문제
가.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의 상대방이 현재의 의뢰인인 경우

변호사가 동의를 얻어 수임한 사건의 상대방이 제3자인 경우가 많겠지만, ‘현재의 의뢰인’일 수도 있다. 이때도 변호사는 ‘다른 사건’이므로 현재의 의뢰인의 동의를 얻어 수임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변호사법은 다른 사건 수임 시에 의뢰인의 동의만 요구할 뿐, 그 상대방에 대한 언급은 없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현재의 의뢰인의 동의가 있다면 그 사건을 수임할 수 있다. 이때 그 사건의 당사자 관계를 명확히 주지시켜야 한다. 그러면 현재의 의뢰인은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동의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뢰관계의 유지를 위해서 그런 사건의 수임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나. 제3자가 위임하는 현재의 의뢰인을 상대로 하는 다른 사건의 수임

변호사는 제3자로부터 현재의 의뢰인을 상대로 하는 사건을 위임받을 수 있다. 제3자가 현재의 의뢰인을 상대로 하는 사건의 수임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대한변협은 현재 의뢰인의 동의 없이 수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2008. 1. 14. 법제50호). 그렇다고 제3자로부터 수임 후 곧바로 현재의 의뢰인을 상대로 제소하는 등의 행위는 신중해야 한다. 변호사는 가능한 현재 의뢰인의 동의를 얻어서 제3자가 위임하는 사건을 수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제3자에게도 현재 의뢰인과의 ‘기존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또한 변호사는 ‘과거의 의뢰인’을 상대로 하는 이미 종결된 사건과 다른 사건의 수임도 가능하다. 이 경우는 현재의 의뢰인에게 그 사건의 상대방이 될 과거의 의뢰인과 존재했던 특수한 관계(변호사윤리장전 20③)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정형근 교수(경희대 로스쿨 교수·변호사법 주석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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