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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조문해설

37. 제31조(수임제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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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조(수임제한) ① 변호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다만, 제2호 사건의 경우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위임인이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相議)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
2.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

 

1. 의 의

 변호사는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변호사법 31①⑴}. 여기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사건에서는 변호사 자격이 박탈된 것과 같기에 사건수임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변호사윤리장전은 변호사는 ‘동일한 사건에 관하여 상대방을 대리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건을 수임하지 아니한다(제22조 제1항 제2호)고 명료하게 규정한다. 변호사가 적대적인 지위에 있는 양 당사자를 대리하는 것은 쌍방대리에 해당된다. 민법은 쌍방대리를 금지하면서도 본인의 허락이 있거나 채무의 이행을 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변호사법에는 쌍방대리를 허용하는 예외규정이 없다. 따라서 변호사는 동일사건에서 본인(의뢰인)의 승낙을 얻더라도 여전히 수임제한을 받는다. 다만, 변호사법에서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당사자 간에 이익충돌이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는 쌍방대리가 허용될 수 있다. 부동산등기법은 “등기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한다”(제23조 제1항)고 규정하여 동일사건의 대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2.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동일한 사건'(제1항 제1호)의 수임제한
가. 변호사가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그 사건의 수임을 승낙했을 것

여기서 ‘변호사’는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법무조합도 해당되며, 공동법률사무소 역시 포함된다(변호사법 31②). 법무법인이 사건을 수임할 때는 법인 명의로 하고, 그 구성원 또는 소속 변호사는 담당변호사로 지정될 수 있을 뿐인데도 수임제한과 관련해서는 당해 사건의 처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더라도 법인 소속이었다는 이유로 여전히 수임제한을 받는다(대법원 2003다15556). 여기서 ‘당사자 한쪽으로부터’는 당해 사건의 당사자의 지위에 있는 자 중 어느 한쪽을 말한다. 그리고 ‘상의를 받아’는 변호사가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특정한 법률사건에 관한 법적 조력을 요청 받았다는 것이다. ‘상의’란 의뢰인 또는 잠재적(예상) 의뢰인에게 법률상담을 비롯한 유·무형의 조력을 행하거나, 장차 행하기로 한 것이다. 상의를 받은 사건은 동일사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성과 성숙성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 또한 ‘사건의 수임을 승낙’했다는 것은 변호사가 법률사건·사무의 위임청약에 대하여 수임의 의사표시를 하여 위임계약이 성립된 것을 말한다. 약정서의 작성에 이르지 않아도 된다. 민법상 위임계약은 유·무상이든 위탁과 승낙이라는 합의만 있으면 성립하는 낙성계약이기 때문이다.


나. 상대방이 이미 수임한 사건과 동일한 사건을 위임할 것

여기서 ‘상대방’은 동일한 사건의 사실관계에서 대립된 이해관계에 있는 자를 말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은 이미 수임을 승낙한 사건과 동일성이 있어야 한다.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2호는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은 수임사건의 위임인이 동의할 때는 수임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제1호 사건은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동일한 사건’을 말한다. 판례 역시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그 변호사가 관여한 사건이 일방 당사자와 그 상대방 사이에 있어서 동일하여야 한다고 본다(대법원 2003다41791). 두 사건 간의 동일성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민사사건’ 또는 ‘기초가 된 분쟁의 실체가 동일한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한다(대법원 2003다41791).


다. 이미 수임한 사건의 처리 중 또는 종결 후에 동일한 사건의 위임을 받았을 것

① 이미 수임을 승낙한 직후 또는 수임사건의 처리를 위한 착수에 이르렀거나, 처리 중에 있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동일사건을 위임받을 수 있다. 변호사가 그 사건을 수임하면 동일사건의 동시적 쌍방대리에 해당되기에 허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제1심에서 피고 대리인이었던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원고 소송복대리인으로 출석하여 변론한 경우도 같다. ② 이미 수임사건의 처리가 종료된 후에도 동일사건을 위임받을 수 있다. 나중에 동일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사건을 수임하게 되면 신뢰관계의 파탄은 물론 의뢰인의 비밀보호도 위험해진다. 따라서 수임사건의 처리 후에라도 여전히 수임제한을 받는다. 변호사가 민사사건에서 형사사건의 피해자에 해당하는 상대방 당사자를 위한 소송대리인으로서 소송행위를 하는 등 직무를 수행하였다가, 나중에 실질적으로 동일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을 위한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변호활동을 하는 등 직무를 수행하는 것 역시 금지된다(대법원 2008도9812).

 

 

3. 수임약정이 즉시 해지된 경우 상대방이 위임하는 동일사건의 수임여부
변호사가 상의를 받아 수임을 승낙한 직후에 수임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689①). 그 결과 수임약정 역시 해지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그러하다. 변호사가 이혼사건을 수임했는데, 불과 하루 뒤에 이혼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약정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후 그 상대방 배우자가 동일한 이혼사건을 위임할 수 있다. 이때도 이미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의 수임을 승낙했다고 하여 수임제한을 받는지 문제된다. 생각건대 수임을 승낙한 사건이라고 할 때, 그 수임사건은 ‘수임상태의 상당한 계속성’을 포함한다고 해야 한다. 수임되자마자 불과 얼마 후에 약정이 해지되어 버린 경우와 같이, 수임계약이 없었던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을 수임할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수임제한의 취지는 유지하되, 변호사의 수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국민의 변호사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정형근 교수(경희대 로스쿨 교수·변호사법 주석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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