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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호사시대Ⅳ-‘리걸테크(Legaltech) 혁신과 변호사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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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BC 뉴스에 인공지능(AI) 변호사와 사람 변호사 간의 대결에 관한 재미난 기사가 실렸다. 보험 사건들의 분쟁조정결과를 누가 더 정확히 예측하는지를 놓고 벌인 시합에서, 로스쿨생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케이스 크런쳐 알파’라는 AI 프로그램이 영국 굴지의 로펌 변호사 100명을 이긴 것이다. 재작년 이세돌 9단 대 구글 알파고의 바둑대결처럼 변호사 영역도 AI의 도전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일까.


미국에서 개발된 AI인 ‘로스(ROSS)’는 초당 10억 장의 판례를 검토하며, 사람의 일상 언어를 알아듣고 법률문서를 분석한 후 질문에 적합한 대답을 추출한다. AI인 ‘컴퍼스(Compas)’는 법정에서 폭력사범인 피고인의 재범가능성을 분석해준다. 영국의 챗봇 ‘DoNotPay'는 인터넷 채팅으로 주차위반 과태료 이의신청사건을 도와주는 로보로이어(Robolaw-yer)로 활약한다. 그리고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계약서 등 법률서면을 자동으로 작성해주는 AI사업 개시가 활발하다. 미 버몬트 로스쿨의 O. 구디노프 교수는 여러 가지 리걸테크의 혁신단계를 ①기술이 현 체제 안에서 능력을 부여하는 ‘1.0’ ②기술이 현 체제 안에서 점차 사람을 대체하는 ‘2.0’③기술이 결과적으로 현 체제의 근본적인 재설계 또는 교체를 가져오는 ‘3.0’으로 구분하였다.

아직 3.0단계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제 변호사들은 AI의 도움으로 방대한 양의 법률정보·증거자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AI는 일반인들에게 변호사가 하던 법률서면 작성과 검토, 나아가 재판 예측까지 저렴하게 해주고, 무료로 변호사를 중개해주는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 접근성 향상은 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이 없는 소기업과 서민들에게 법의 민주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반면, 기존 하부업무를 담당하던 젊은 변호사들은 AI에 자리를 내주거나, 비변호사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하여 법률시장을 지배하는 전조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AI가 대체할 수 없는 변호사만의 지혜는 무엇일까. 빅데이터에 없는 영혼이 살아있는 지혜는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인권보호와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독립되고 자유로운 변호사 정신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윤섭 부장검사 (법무부 법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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