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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등산은 나의힘" 이희숙 법무사

망가진 허리 고치려 억수 소나기 속 오대산 홀로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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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중순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 저는 혼자 오대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우산은 뒤집히고 물 먹은 흙길에서 발은 자꾸만 미끄러졌습니다. '포기할까' '이만 돌아갈까' 하지만 한 발씩 한 발씩 산을 오른 끝에 5시간만에 무사히 등산을 마쳤습니다. 제 생애 첫 '본격산행'이었습니다. 이후 3개월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산행에 나섰습니다. 그 습관을 10년째 지켜오고 있습니다.

30년 전부터 허리 통증이 심했습니다. 진단서에 따르면 제 허리뼈는 척추에서 13mm 가량 튀어나왔습니다. 요추 4번과 요추 5번 사이 디스크는 87%가 마모돼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흉추 11번도 30% 가량 마모됐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기가 힘겨웠고 법무사 업무에도 지장이 컸습니다.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의사들은 "원래 허리가 약한 체질"이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치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등산을 하시겠다구요?" 물론 의사들은 펄쩍 뛰었습니다. 어떤 의사들은 무리한 운동을 하면 평생 누워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주말 등산을 계속하자 제 다리에는 힘이 붙고 끊어질 것 같던 허리는 곧추 섰습니다. 특히 높은 산을 오르면 자연히 상체가 앞으로 숙여집니다. 상체가 자연히 앞으로 숙여진 상태에서 운동을 계속하면 어긋난 등뼈와 허리 근육들이 제자리를 잡아갑니다. 심장과 폐, 관절, 혈관도 함께 튼튼해지면서 허리 통증이 점차 잦아듭니다.

허리병은 현대인들의 만성 불치병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책상에 앉는 시간이 긴 전문직 중에는 허리병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게을리하고 허리를 돌보지 않은 결과 스스로의 삶의 질을 해치고 있습니다. 제가 터득한 운동법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입니다.

우선 주말마다 시간을 내서 허리 통증을 극복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펴냈습니다. 2011년에는 남한산성 만해기념관 인근 땅을 산 뒤 '허리튼튼체험장'을 지었습니다. 이후 매주 토·일요일에는 이곳에 머물며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허리튼튼 운동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등산을 갈 수 없는 주중에는 사무실에 설치한 평행봉을 통해 허리 근육을 단련합니다. 평행봉에 거꾸로 다리를 걸고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주말을 기다립니다.

주변 사람들은 제게 아픈 허리로 어떻게 설악산 대청봉을 등산을 할 생각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사람의 몸은 쓰기 나름'이라며 '그저 꾸준히 산을 오르고 몸을 단련한 결과 건강한 허리라는 선물까지 얻게 됐다'며 웃습니다. 등산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지만 망가진 허리를 고치는 방법도 인생을 잘 살아가는 방법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시련이 닥쳐도 낙담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다보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또 아득히 높은 산도 꾸준히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보면 정상에 이르기 마련이어서입니다. 만약 10년 전에 '허리병 때문에 난 등산을 못해'라고 처음부터 포기했다면 지금도 저는 아픈 허리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산을 오르다 힘이 들거나 허리가 아프면 쉬었다가 기운을 차리고 다시 걸으면 된다'는 낙관적인 생각으로 첫 발을 뗀 결과 튼튼한 허리와 산을 오르면서 눈과 가슴에 담은 아름다운 풍경들을 얻게 됐습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