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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조문해설

35. 제30조(연고 관계 등의 선전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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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조 (연고 관계 등의 선전금지)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은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을 위하여 재판이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과의 연고(緣故) 등 사적인 관계를 드러내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선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의 의
재판이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법관·검사 등의 공무원은 변호사와 고교·대학 동문이라는 학연, 사법연수원 동기, 법원·검찰청의 동료라는 직연(職緣) 등으로 얽혀 있다. 그 결과 법원·수사기관에서 퇴직한 변호사가 공공연하게 판사, 검사와의 인연을 광고하며 많은 사건을 수임하는 이익을 누리기도 한다. 이런 변호사가 연고 관계를 과시하며 사건처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여 수임한 사건에 대하여 혜택이 주어지는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이 높다. 재판·수사업무가 연고 관계로 좌우된다는 객관적 자료는 존재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변호사가 연고 관계를 이용하여 수임하면 재판과 수사업무의 공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본조는 2000년 법조계에 만연한 비리를 근절하고자 하는 대책 중 하나로 신설됐다. 세무사법 등에는 이런 의무규정이 없다. 전문직업인 중 변호사에게 가장 많은 직무상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이는 변호사가 상대하는 법관·검사의 직무가 재량이 많고 그 성향에 따라 처리결과도 달라지는 우연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그 공무원과 연고관계 있는 변호사를 물색하는 현상이 많다. 


2. 수임을 위하여 연고 등 사적인 관계 선전행위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은 법률사건·사무의 수임을 위하여 그 사건·사무에 대한 처리능력을 앞세워야 한다. 사건수임은 변호사가 법률사무소를 유지하며 생존해 가는 요건이다. 사무직원도 수임업무를 보조 할 때 변호사 또는 자신의 연고 관계를 선전해서는 안 된다. 사적인 관계는 변호사와 법관·검사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변호사와 관련이 없는 담당 공무원의 학력·경력 등에 관한 객관적 정보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변호사가 재판·수사업무 공무원과의 사적인 관계를 선전해서는 아니 되는 것은 ‘수임을 위하여’서다. 수임단계에서만 이를 금지하고 있다. 변호사윤리장전 역시 변호사는 ‘사건의 수임을 위하여’ 연고 등 사적인 관계를 드러내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을 금지한다(제20조 제4항). 사건수임 할 때 사적인 관계를 선전할 필요성이 크겠지만, 수임약정을 해지하고자 하는 의뢰인을 붙들고자 할 때도 연고 관계를 드러낼 수 있다. 성공보수를 지급받고자 이런 선전을 할 수도 있음을 고려하면, 수임사건의 종결 시까지 이를 금지함이 타당하다. 향후 변호사는 ‘수임을 위한’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수임약정 후에도’ 사적인 관계를 선전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확대 개정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 둔다.


3. 재판·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과의 사적인 관계
변호사가 선전해서는 아니 되는 사적인 관계의 대상은 재판·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다. 변호사가 수임하려는 법률사건·사무는 재판·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것이다. ‘재판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법원조직법·군사법원법 등과 같은 법령에 따라 재판업무를 하는 법관과 법원 공무원 등을 말한다. 그리고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검사·군검사나 사법경찰관·리와 같은 수사관은 물론 특별수사기관인 국가정보원 등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을 말한다. 재판 관련 공무원이 아닌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또는 징계위원회 위원과의 사적인 관계를 선전하는 행위는 본조의 규율대상이 아니다. 이는 변호사법이 변호사의 직무를 재판과 수사업무로 파악하는 시각 때문이다. 행정심판, 이의신청 등의 사건수임 시에도 사적인 관계를 선전하는 행위는 품위훼손행위로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4. 연고 등 사적인 관계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선전금지
변호사는 법관·검사, 경찰관과의 사적인 관계로 맺어진 친분을 이용하여 사건처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면 안 된다. 사적인 관계는 ‘연고’가 대표적이고, 연고는 혈통, 정분, 법률 따위로 맺어진 관계를 말한다. 사건처리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선전한다는 것은 사적으로 형성된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유리한 처분이 나오게 할 수 있을 것처럼 기대를 심어주는 것을 말한다. 변호사가 의뢰인의 목전에서 담당 검사와 통화를 하여 친분관계를 과시하거나, 특정사건의 주심판사가 과거 판사 시절 데리고 있던 사이였다고 알린다거나, 그 공무원이 자신의 친족임을 알리는 행위도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의뢰인은 이런 변호사를 절대적으로 선호할 수밖에 없다. 변호사가 법령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무원에게 사적인 관계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것은 의뢰인을 속이고 사법작용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다. 여기서‘선전’은 의뢰인 또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사적인 관계를 알리는 것을 말한다. 법관·검사가 변호사와의 사적인 관계에 따라 보석허가의 인용이나 불기소처분을 한다면, 이는 그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행위다. 법관·검사도 연고 관계에 따른 직무수행의 의심을 받지 않도록 처신해야 한다. 첨예한 이해관계를 다투는 사건에서 아주 작은 인연의 끈이라도 이용하려는 사건관계인의 특성상 법원·검찰이 친분관계를 초월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런데 변호사가 본조를 위반했더라도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규정이 없다. 변호사법 위반에 대한 징계대상이 될 뿐이다. 대법관도 퇴직 후에 변호사 개업하는 우리 법조계 풍토에서 연고 관계 등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임제한은 선언적·윤리적 의무에 불과하다.

 

정형근 교수 (경희대 로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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