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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도 넘은 사법부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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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끔 데자뷔(Deja-vu)를 경험한다. 최근 법원 결정을 둘러싼 도 넘은 비난이 그렇다. 

  

판사 출신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관진 전 국방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구속적부심 뒤 풀려난 데 대해 "법원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짐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만기출소하자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면서 사법개혁 필요성까지 언급했었다.

 

2010년 4월 검사 출신인 권성동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한 전 국무총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장의 가족 이력까지 들추며 '정치적 편향성'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대정부 질문에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재판장의 자형이 민주당 당협위원장이고, 누나는 민변 소속 변호사"라며 "검찰이 재판과정에서 기피신청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시간이 흐르고 여야가 바뀌어도 법원 판단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비판 공세를 벌이는 모양새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이 같은 정치공세는 네티즌 등 일반국민까지 비난 대열에 가세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김 전 장관 등에 대한 구속적부심사 신청을 인용한 재판장에 대한 해임 청원이 대표적이다.

 

재판에서 최종 결론도 나기 전에 모두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만 내세워 사안을 재단하고 그와 다른 결정은 모두 적폐로 내몰고 있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법원 비난 등 사법부 경시 풍조가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합리적인 비판을 넘어선 비난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판사가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결론을 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대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고 해서 여론을 추종해서도 안 된다. 한 발 떨어져 객관적 진실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헌법이 사법부와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법원이 이런 역할을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국민도 모두 법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와 사법부 독립을 흔들 수 있는 비이성적 비난은 자제되어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