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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프랑스 구속제도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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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구속에 앞서 피의자에게 사법통제를 가할 수 있음은 지난 달 목요일언에서 소개한 바와 같다. 그 외에도 프랑스의 구속제도는 ‘구속사유, 구속결정에 대한 불복, 구속기간’ 등에서 우리 제도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형사소송법은 구속사유로 ‘① 진실을 규명하는데 필요한 물적 증거나 정황 보전 ② 증인,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위해 방지 ③ 피의자와 공범간 부정한 통모 방지 ④ 피의자 보호 ⑤ 형벌집행을 위한 피의자의 신병 확보 ⑥ 범죄의 종료나 재범 방지 ⑦ 피해의 중요성, 범행상황, 범죄의 중대성으로 야기된 공공질서에 대한 예외적이고 지속적인 혼란 종식(다만 중죄의 경우에 한한다)을 규정하고 있다(제144조). 우리 형사소송법이 구속사유로 ‘주거부정과 증거인멸, 도망 염려’를 들면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를 고려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④, ⑥, ⑦호로 '피의자 보호, 재발 방지, 중요 범죄로 유발된 사회적 혼란 수습'의 필요를 독립적 구속사유로 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사법경찰관의 구속권한이 인정되지 않고 '검사 - 수사판사의 신청 - 석방구금판사의 판단'으로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구속과 관련된 결정에 대해서는 검사, 수사판사, 피의자 등이 고등법원(예심수사부)에 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항고'라는 불복수단을 통해 행여 있을지 모를 오류를 바로 잡고 제도적으로 예견가능성을 보장하고 있다.

프랑스 형사법상 범죄는 개별 법정형에 따라 중죄(crime), 경죄(delit), 위경죄(contravention)로 나뉘는데 당해 범죄의 중죄 또는 경죄 여부, 조직범죄 여부 등에 따라 구속기간도 다르다. 실무를 하다보면 잔혹한 연쇄살인범에 대한 구속기간과 단순 폭행범에 대한 구속기간이 같다는 사실에 의문을 갖곤 하는데 '범죄의 경중에 따른 차별적 구속기간의 설정'은 한편으로 합리적이면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구속제도가 시사하는 바는 '실체발견과 인권보장의 조화, 예견가능한 사법운용, 처분의 개별화'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 형사법제의 개선 방향을 설정하는데 크게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김영기 부장검사 (서울서부지검)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