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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조문해설

30. 제27조(공익활동 등 지정업무 처리의무)

정형근 교수 (경희대 로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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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조(공익활동 등 지정업무 처리의무) ① 변호사는 연간 일정 시간 이상 공익활동에 종사하여야 한다.


1. 의 의
변호사는 1949년 변호사법 제정 당시부터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지정업무 처리의무를 부담했다. 즉, 변호사는 법령에 의하여 관청에서 명령, 촉탁한 사항 또는 변호사회의 지정한 사항을 처리하여야 한다(제15조). 그 후 1997년 의정부 등지에서 발생했던 심각한 법조비리를 척결하고자 2000년에 여러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공익활동의무가 신설됐다. 변호사가 사건브로커를 고용하고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는 등으로 수임질서를 해치면서 오로지 돈벌이에만 몰두해 왔던 지난날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공익활동을 하도록 한 것이다.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이며, 세무사 역시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 정의한다(세무사법 1의2). 공익활동은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확인해 주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주의 풍조를 배격하는 징표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공공성을 지닌 세무사에게는 공익활동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변리사·법무사 등과 같은 법조유사직역이나 의료인 역시 이런 의무가 없다. 그렇다면 변호사만 이런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필연적 이유는 무엇인가. 이 의무를 신설했던 때 변호사는 국비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였기에 공익활동도 요청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비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수임환경의 악화로 생존문제에 직면한 변호사에게 공익활동을 강제해야 하는지도 논란이 있다. 특히 현재는 국민의 권리나 자유의 신장 또는 경제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제도들이 정비되어 있다. 변호사의 직무수행 자체가 공익활동과 무관한 사익추구라고만 볼 수 없다는 점에서도 자발적인 봉사 차원이 아니라 의무로서 강제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공익활동 종사의무
변호사는 연간 일정 시간 이상 공익활동에 종사하여야 한다(제1항). 공익활동의 주체는 개업한변호사로서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나 소속 변호사도 포함된다. 공익활동의 범위와 그 시행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한변협이 정한다(제3항). 공익활동이란 변호사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공선(Pro Bono Publico)을 위한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대한변협이 제정·시행 중인 ‘공익활동등에관한규정’ 제2조에 명시되어 있다.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대개 무상이지만 대가를 받기도 한다. 법령에 의한 국선변호 또는 국선대리는 보수가 지급되고, 이 역시 공익활동으로 인정된다. 반면, 관공서로부터 위촉받은 사항에 관한 활동을 ‘상당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는 공익활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규정 2⑸). 그러나 공익단체에서 현저히 저렴한 실비를 받고 그 활동에 참여하는 행위는 공익활동에 해당된다(서울변회 공익활동등에관한규정 3①⑺). 그리고 대한변협 또는 지방변호사회 임원 또는 위원회의 위원으로서의 활동과 같은 ‘변호사회 근무활동’까지도, 더 나아가 공익재단에 대한 기부행위, 변호사회 주최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것도 공익활동으로 인정해 준다. 변협이 회원들의 공익활동 종사시간을 충족시켜 주려는 배려로 볼 수 있다. 이는 공익활동 종사의무가 상당히 형해화 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3. 공익활동 종사의무 기간의 제한 필요성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해마다 일정 시간 이상을 계속해야 한다. ‘공익활등에관한규정’은 연간 합계 30시간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제3조),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시간 이상으로 한다. 다만, 법조경력이 2년 미만이거나 60세 이상인 회원, 질병 등으로 정상적인 변호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회원은 그 의무를 면제해 준다. 따라서 변호사는 개업 후 2년 되는 해부터 60세에 이르기까지 거의 평생 동안 공익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 의무를 존속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의무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서 이를 제한할 필요성도 검토해야 한다. 예컨대 “변호사는 개업 후 5년 되던 해부터 3년간 공익활동에 종사해야 한다”라고 함과 같이, 일정기간 동안만 그 의무를 부과해야 실효성 있는 제도로 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비리 척결 또는 그 예방대책으로 도입된 연혁적인 이유를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전국에 수만 명의 변호사가 있고, 해마다 많은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어 사회 각 분야의 공익활동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익활동의 범위를 ‘사회적·경제적 약자는 물론 정치적 약자에 대한 법률부조’ 등으로 정해서 그야말로 본질적인 공익활동으로 제한하는 것도 검토할 사항이다. 

 
4. 지정업무처리의무
변호사는 법령에 따라 공공기관, 대한변협 또는 소속 지방변호사회가 지정한 업무를 처리하여야 한다(제2항). 이는 변호사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여 변호사에게 특별히 부과했던 고전적인 의무다. 예컨대 빈곤한 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하여 변호사를 선임해 주는 ‘법률구조법’에 의한 법률구조, 민사소송에서의 소송구조 제도(민사소송법 128①), 구속된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국선변호인 선정제도(형사소송규칙 16, 17) 등이 있다. 변호사회가 지정한 업무로는 각종 위원회의 위원위촉이나 법률상담에 참여하는 것 등이다. 공공기관이 변호사에게 특정업무의 처리를 지정할 경우에는 당연히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변호사는 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또는 대한변협이나 소속 지방변호사회로부터 국선변호인, 국선대리인, 당직변호사 등의 지정을 받거나 기타 임무의 위촉을 받은 때에는, 신속하고 성실하게 이를 처리하고 다른 일반 사건과 차별하지 아니한다(변호사윤리장전 16③ 전단). 그리고 변호사는 의뢰인이 아닌 당사자들 사이의 분쟁해결에 중재자나 조정자로 관여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중립자로서의 변호사’라고 한다.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이 아닌 당사자들 사이의 분쟁 등의 해결에 관여하는 경우에 중립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중립자로서 변호사가 행하는 사무에는 중재자, 조정자로서 행하는 사무 등을 포함한다(변호사윤리장전 53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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