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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극단적 처방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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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강릉에 이어 천안에서도 10대 여중생들의 폭행사건이 발생하면서 잔혹·흉포화되고 있는 청소년 범죄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는 태스크포스까지 꾸려 청소년 범죄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여론의 분노도 들끓고 있다. 특정 잔혹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불거졌던 형사정책의 강성화와 엄벌주의 정책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소년범에 대한 각종 형사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온라인 청원에 동참한 서명은 39만여건에 이른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 청원을 언급하며 "소년법 폐지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실제로 요구하는 것은 개정일텐데 어떤 내용이 개정되어야 하는지, 소년들의 형사책임 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는지, 낮춘다면 몇 살로 낮추는 게 바람직한지, 일률적으로 낮추지 않고 중대한 범죄에 대해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의 말처럼 관련법 개정은 시대적 요구다. 성인 못지않게 잔인하고 야비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선처하는 것은 국민적 법감정에도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소년법 폐지'나 '강력처벌' 등에만 매몰돼 극단적인 처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다. 한 번 잘못을 했더라도 다시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따라서 소년범 특성에 따른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고 신중한 논의를 통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형사미성년자의 연령기준 조정이나 고의적·악의적 흉폭범죄 등 특정 소년범의 처벌 강화, 보호처분 및 소년원 교육의 내실화 등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가해자 처벌과 교화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체계도 재점검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엽기적인 범죄와 선정적인 보도, 들끓는 여론과 정치권의 강력한 처벌약속. 잔혹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패턴들이다. '형사피의자, 형사피고인, 유죄로 인정받은 아동에게 특별히 적용할 수 있는 법률과 절차, 기관 및 기구의 설립을 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18세미만의 아동이 범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 또는 석방의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 처벌을 내려서는 안 된다.' 1991년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 내용이다. 중형주의 위주의 극단적 처방만이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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