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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 검찰 그리고 수사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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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인 검찰제도는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탄생하였다. 왕정의 혹독함을 경험한 혁명가들은 신체의 자유와 재산 등 시민의 권리보호를 선언하고 검사로 하여금 사법의 영역인 사법경찰활동을 통제하도록 하였다. 수사는 본질적으로 인권침해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이에 1808년 12월 16일자 프랑스 최초의 형사소송법(Code d'instruction criminelle)은 형사절차의 중심에 검사를 두고 수사의 효율성과 국민의 자유권리보장을 조화하였다. 그 정신은 현재도 이어져 프랑스 형사소송법은 ‘검사는 직접 또는 사법경찰을 지휘하여 수사를 할 수 있고(제41조 1항),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사법경찰권을 행사한다(제12조)’고 명시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을 기능적으로 분리하였고, 사법경찰은 고등검사장이 수사권한을 부여하여야 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제16조 4항), 범죄인지(제19조 1항), 고소·고발(제40조 1항), 보호유치(제63조 1항) 등 수사의 각 단계마다 검사가 경찰의 상관인 것처럼(comme de ses chefs administratifs) 경찰수사를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2011년 세계검찰총장회의, 2016년 범죄수익환수 국제학술대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프랑스 에릭 마태(Eric Mathais) 現 브레스트 검사장은 "프랑스의 형사사법실무는 검찰의 사법경찰에 대한 지휘감독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검찰결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의 통제장치는 국민들에게 이로운 것이며,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그와 같은 검사의 역할은 확장 추세"라고 전했다.

누군가로부터 억울한 피해를 당해 그 자를 고소하였다고 가정할 경우,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절차와 실체 모든 면에서 수사의 전반을 관장하며 감독하는 시스템과 수사는 경찰이 알아서 하고 검사는 경찰수사가 끝난 뒤 그 기록만으로 보강수사를 하거나 기소 여부만 판단하는 시스템 중 과연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검찰’의 정체성은 ‘인권보호’에 있다. 피해자, 피의자의 인권 모두 중요하며 형사사법에서 인권보호는 ‘적법한 수사절차에 따라 정확한 실체를 규명’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단순히 검찰의 권한 일부를 떼어 경찰에 넘겨주는 차원이 아니라 인권옹호기관으로서 검찰을 더욱 검찰답게 만들기 위한 목표 아래 수사권조정 논의가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김영기 부장검사 (서울서부지검)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