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취재수첩

[취재수첩] 구속영장 논쟁 유감

121010.jpg

"검찰이 개별 사건마다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 변호인은 물론 어떤 국민이 법원의 영장 판단을 존중할 수 있을까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8일 국정원 댓글 외곽팀 사건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비리 의혹 사건 관계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자 법원을 공개 비판한 것을 두고 한 변호사가 우려섞인 목소리로 한 말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국정농단 사건 등에 대한 일련의 영장기각 등과 관련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서면을 통해 "지난 2월말 서울중앙지법에 새로운 영장전담 판사들이 배치된 이후, 우병우·정유라·이영선·국정원 댓글부대 관련자·KAI 관련자 등 주요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한 국민이익과 사회정의에 직결되는 핵심 수사의 영장들이 거의 예외없이 기각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정농단이나 적폐청산 등과 관련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검찰의 사명을 수행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한발 더 나아가 "국민들 사이에 법과 원칙 외에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어 결국 사법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될까 우려된다"고까지 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적폐청산 수사'와 '방위사업 비리 수사'의 엄중성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검찰이 마치 법원이 모종의 의도를 갖고 작심한 듯 영장을 기각하고 있다며 '사법불신'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검찰 일각에서조차 "너무 거칠고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원과 검찰 간에 벌여졌던 해묵은 영장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형사재판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변호인과 검찰의 협조는 물론 재판부의 직권적 탐지 요소가 강조되기는 하지만, 검찰 역시 변호인(피고인)과 동일한 지위에서 혐의 내용을 다투는 당사자적 지위를 가진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특히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음에도 범죄자로 지목하면서 구속 등 강제수사가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장발부 여부를 두고 검찰과 법원이 맞대결 양상을 보이면 국민이 형사사법시스템을 불신할 수 밖에 없다"며 "변호사단체가 나서 이 같은 상황을 지적하고 문제를 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로가 설전(舌戰)보다 적법절차에 따르면 될 일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