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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조문해설

29. 제26조(비밀유지의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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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조(비밀유지의무 등) 변호사 또는 변호사이었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비밀의 누설금지

변호사법의 비밀유지의무와 형법의 업무상 비밀누설죄에서는 변호사의 비밀 ‘누설’ 행위를 금지한다. 누설이란 비밀에 속하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에게 알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변호사는 직무와 관련하여 의뢰인과 의사교환을 한 내용이나 의뢰인으로부터 제출받은 문서 또는 물건을 외부에 공개하지 아니한다(변호사윤리장전 18②). 변호사는 의뢰인과의 의사교환을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 수임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출판하거나 언론의 주목을 끄는 사건이나 유명연예인과 관련된 인터뷰를 할 때도 비밀유지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의뢰인이 변호사와 만난 사실을 비롯하여 의사교환 내용에 대하여 누구라도 공개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검사와 같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만난 사실여부에 대해서 질문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입법론으로 ‘누구든지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의사교환 내용 및 변호사가 의뢰인 등을 위하여 작성한 자료 등은 의뢰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하거나 개시(開示)를 요구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호사·의뢰인 특권 규정은 충분한 변호사조력을 받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 비밀의 이용금지

변호사법은 비밀의 누설금지만을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윤리장전은 비밀의 누설은 물론 ‘이용’까지 금지한다. 즉, 의뢰인의 비밀을 부당하게 이용한 행위를 금지하며(제18조), 공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정부기관의 비밀을 업무처리에 이용하지 아니한다(제41조). 또한 법무법인 등의 변호사 역시 의뢰인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이용하지 아니한다(제47조). 비밀의 이용이란 그 비밀을 수단으로 일정한 효과를 얻기 위하여 시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비밀의 부당한 이용은 비밀을 제공한 의뢰인의 의도에 반하여 변호사가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익을 위하여 비밀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의뢰인이 충분히 설명 받은 후에 이용해도 좋다는 동의를 하지 않는 한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하거나 변호사 또는 제3자를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변호사가 비밀을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이용하면 충실의무를 위반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변호사는 의뢰인과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 자신을 위하여 비밀을 이용할 수 있다. 즉, 변호사는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를 공개 또는 이용할 수 있다(변호사윤리장전 18④). 여기서 ‘최소한의 범위에서’란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기에 필요한 범위를 말한다. 의뢰인이 입증부족으로 패소한 수임사건을 처리한 변호사를 상대로 불성실과 무능함을 공격할 때, 그 변호사는 ‘여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하여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입증부족에 이르게 된 의뢰인의 비밀을 공개 또는 이용하면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

3. 중간서류의 공개 및 반환 문제

변호사는 수임사건을 처리하면서 서류나 메모 등을 작성한다. 사건처리에 필요한 판례 등의 자료를 검색하여 인쇄하고, 선행사건의 기록을 찾아 복사하는 등으로 자료를 생산하게 된다. 변호사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작성한 서류, 메모, 기타 유사한 자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아니한다(변호사윤리장전 18③). 여기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작성한 서류’란 소장·답변서 또는 준비서면 등의 변론서류, 자문의견서나 계약서 등이 해당된다. 또한 ‘메모’는 그 사건의 진행방향과 그에 필요한 방법 등을 간략히 기재한 행위 또는 그 서면을 말한다. 그리고 ‘기타 유사한 자료’란 변호사가 수임사건의 법리검토를 위하여 수집한 판결문이나 논문 및 서적 또는 선행 사건기록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외부에 공개하지 아니 한다’는 것은 그 문서의 작성과 관련한 수사기관의 참고인 또는 법원의 증인의 지위에서 진술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변호사가 작성하여 자문을 의뢰한 회사 측에 전송한 전자문서를 출력한 ‘법률의견서’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고, 변호사가 그에 관한 증언을 거부한 사안의 판례가 있다(대법원 2009도6788). 여기서 변호사의 증언거부권 행사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작성한 서류의 내용에 관하여 외부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가 수임사건 처리 과정에서 작성하여 외부에 제출한 서면이 아닌 단순한 메모나 기타 자료(중간서류)의 반환을 의뢰인이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변호사는 기록에 편철된 자료는 반환할 것이지만, 사건처리의 편의를 도모할 목적으로 작성한 메모나 참고 판례나 문헌은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다.

4. 법령상 비밀공개가 허용되는 경우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해제된다. 법률은 아니지만 대한변협 회칙의 일종인 변호사윤리장전에도 비밀공개를 허용하는 사유를 두고 있다(제18조). 소송법에는 변호사의 증언과 관련하여 비밀공개사유를 정하고 있다. 즉, 형사소송에서 변호사는 업무상 알게 된 비밀에 대하여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의뢰인)의 승낙이 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 있는 때에는 증인으로 진술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149 단서). 변호사가 그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압수를 거부할 수 있다. 단, 그 타인의 승낙이 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형사소송법 112). 민사소송에서는 직무상의 비밀에 대하여 비밀을 지킬 의무가 면제된 경우에는 문서를 제출하거나 증언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315②, 344①). 여기서 ‘비밀을 지킬 의무가 면제된 경우’란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증언하도록 승낙하여 비밀유지의무를 면제시켜 주는 것을 말한다. 국가보안법 제10조는 (소정의) 죄를 범한 자라는 정을 알면서 수사기관 또는 정보기관에 고지하지 아니한 자를 불고지죄로 처벌한다. 의뢰인이 이에 해당된다는 정을 알게 된 변호사는 그 비밀을 공개하여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하는지 문제된다. 중대한 공익상의 이유가 있을 때(변호사윤리장전 18③)는 변호사는 이를 공개할 수 있으므로, 그런 중대한 사유에 해당될 때는 신고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정형근 교수 (경희대 로스쿨 원장·변호사법 주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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