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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호회

[우리동호회] 바른 '와인동호회'

그윽한 맛과 향기 음미하며 '두런두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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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바른의 와인 동호회 회원들이 모임석상에서 각자 한 병씩 가져온 와인을 나눠 마시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사진 오른쪽 첫번째가 필자인 김상훈(43·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

 

법조인들에게 술이라고 하면 맥주에다가 소주 또는 양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빨리 마시고 빨리 취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무법인 바른에는 이런 폭탄주보다는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바로 와인동호회(In Vino Veritas·와인 안에 진실이 있다)가 그것이다. 이 동호회는 서로 마음이 맞는 동료들끼리 와인을 즐기며 고된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소박한 의도로 2013년에 만들어졌다. 원래 바른 상속신탁연구회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지만 반드시 연구회 멤버가 아니더라도 바른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모임 장소는 그때그때 달리 정하는데 보통은 부담 없이 와인을 가지고 와서 마실 수 있는 식당으로 정한다. 모임을 하는 날에는 미리 컨셉을 하나 정해서 그 컨셉에 맞는 와인을 각자 한 병씩 가지고 온다. 예를 들어, 피노누아 품종을 컨셉으로 정한 날에는 각자 좋아하는 지역의 피노누아 품종으로 된 와인을 가지고 오고, 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을 컨셉으로 정한 날에는 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가지고 온다.

 

와인의 첫 번째 특징은 천천히 마신다는 점이다. 와인을 마시는 순서는 통상 세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눈으로 빛깔을 감상하는 것이다. 레드와인의 경우 포도품종이나 빈티지에 따라 붉은 색의 정도가 천차만별이고 화이트와인의 경우에도 노란색에서 연두색까지 다양한 색을 가진다. 2단계는 코로 향기를 음미하는 것이다. 와인에서는 과일향, 나무향, 식물향, 꽃향 등 온갖 종류의 향들이 피어난다. 3단계에 비로소 입으로 맛을 보는데, 이때도 삼키기 전에 일단 혀를 비롯한 입안 전체로 와인을 머금고 단맛, 신맛, 짠맛, 씁쓸한 맛 등 다양한 맛과 타닌을 느껴본 뒤에야 목넘김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기나긴 피니쉬와 피어오르는 부케를 감상한다. 좋은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고 복합적인 맛을 내기 때문에 같은 와인도 첫 잔과 마지막 잔의 맛이 다르다. 와인의 두 번째 특징은 그 자체가 대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와인은 종류가 하늘의 별처럼 많고, 품종도 수십가지가 넘으며, 심지어 같은 와인이라도 빈티지에 따라 맛이 다르다. 따라서 어떤 와인을 마실 때 그 와인에 관해 이야기할 소재가 풍부해지게 된다. 마신 와인에 관해 각자의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하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기도 한다. 

 

와인 라벨을 가리고 마셔본 후 어느 와인이 어떤 품종인지 또는 가장 비싼 와인인지 맞추는 식이다. 와인의 세 번째 특징은 강요하지 않는 술로서 실질적 평등에 부합한다는 점이다. 소주나 폭탄주는 소위 ‘원샷’ 문화에 적합해서 술을 잘마시던 못마시던 모두가 함께 동일한 양을 마셔야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와인을 마시면서는 원샷을 외치지 않는다. 와인은 소위‘첨잔’하는 술인데 잔에 술이 많이 남아 있으면 첨잔할 수 없다. 각자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실 수 있는 만큼만 마시게 된다. 


이렇게 와인을 천천히 음미하며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다보면 누적된 피로가 풀리며 동료애도 생기고 나아가 애사심까지 생기기도 하는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렇게 충만해진 배터리를 가지고 다시 힘차게 업무에 매진하게 된다.

 

<김상훈 변호사>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