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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판결문 특별열람·제공신청·인터넷 열람에 관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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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특별열람 제도에 관하여


판결공개가 최근 화두에 오르고 있는데, 판결열람, 제공신청을 하면서 겪은 문제를 공론화하고 문제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남긴다. 먼저 특별(방문)열람이 가능한 대법원에 비치된 4대의 컴퓨터는 오류가 많이 나서 10번 중 적으면 2번, 많으면 4번 정도 오류가 난다. 오류가 나면 창을 닫고 처음부터 다시 로그인해서 검색해야 한다. 1회에 판결문 검색이 가능한 시간이 1시간 30분에 불과한데, 오류 때문에 판결문 검색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또한 지방에 있는 사람은 특별열람을 하기 위해 서울까지 가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법원(지원)에 적어도 특별열람이 가능한 컴퓨터 1대는 비치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2000년대 이전의 판결은 1997가단0000으로 입력하면 나오는데, 97가단0000으로 입력하면 검색결과가 없는 것으로 나오는 부분도 개선되기를 바란다.

Ⅱ. 판결문 제공신청에 관하여

전자우편 등을 통한 판결문 제공에 관한 예규(행정예규 제1085호) 제1, 2조에 따라 판결문과 결정문이 판결제공신청 대상이고, 확정판결(결정)문도 포함한다. 따라서 설사 형사사건이 확정되어 법원재판사무 처리규칙(대법원규칙 제2556호) 제26조에 따라 재판서와 소송기록을 검찰청에 송부한 이후에도, 법원전산시스템에 등록된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판결문과 약식명령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법원의 담당자 중에는 기록을 법원에서 보관하지 않다는 사유로 약식명령이나 판결문이 제공불가라고 회신하는 경우가 있다. 


판결문 제공신청에서 제외되는 판결은 전자우편 등을 통한 판결문 제공에 관한 예규(행정예규 제1085호) 제2조 제3항에 따라, 2013년 1월 1일 이후의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문(결정문 포함, 이하 같음)과 2015년 1월 1일 이후의 확정된 민사(행정, 특허 포함, 이하 같음) 사건의 판결문이다. 따라서 2013년 1월 1일 이후 형사사건이나 2015년 1월 1일 이후 민사사건이더라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판결문 제공신청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법원담당자 중에는 2013년 1월 1일이나 2015년 1월 1일 이후 선고된 하급심 판결이라는 이유로, 상소를 통해 상급심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열람대상이라는 사유를 들어 제공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판결문 제공신청은 한 번에 한 법원의 판결문을 10건까지 신청할 수 있어, 10건이 넘으면 같은 법원의 판결이더라도 다시 별도로 제공신청을 해야 한다. 또한 현재는 붙임표(하이픈, -)를 사건번호 입력란에 입력할 수 없어 분리된 사건의 판결(예 : 00가단000-2 판결)을 특정해서 신청할 수가 없다. 판결제공신청 후 제공을 받을 때까지 한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또한 큰 법원은 민사사건과 형사사건별로 수수료 납부계좌를 달리하고, 민사사건도 1심과 항소심에 따라 계좌를 달리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10건이라는 제한 안에서도 수수료 납부계좌에 따라 납부를 2번이나 3번으로 나눠서 이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수수료를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담당자가 이체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수수료 납부를 5일 안에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제공불가처리를 한 경우나, 제공불가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공불가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담당자의 잘못으로 제공불가처리를 한 것인데, 이미 시스템상 제공불가처리를 하여, 다시 판결문 제공신청을 해야 한다고 안내를 받는다. 또한 제공신청을 하고 나서는 이메일, 연락처, 판결번호를 수정할 수 없다.

Ⅲ. 인터넷 열람에 관하여

인터넷열람은 법원별로 밖에 할 수 없다. 결국 특정 쟁점에 관하여 인터넷 열람 제도를 통해 검색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법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을 개별적으로 해야 한다. 적어도 인터넷 열람의 검색이 의미가 있으려면, 한 번에 특정 쟁점에 관하여 동시에 모든 법원의 판결을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 


형사판결의 경우 인터넷열람을 위해서는 사건번호뿐만 아니라 당사자명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형사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대법원규칙 제2440호) 제4조에 따라 이미 비실명처리가 되어 있어, 개인정보가 누출될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사 판결과 달리 검색어를 입력해서 검색할 수 없게 한다. 형사판결도 민사판결과 마찬가지로 판례(법학)연구의 대상이 됨에도, 형사판례에 대한 연구가 제한된다. 비실명처리 이후에도 인터넷열람이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 민사판결서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규칙 제2558호) 제6조에서 비밀보호를 위한 열람·복사제한을 규정한 것처럼 열람을 제한할 수 있음에도, 모든 형사판결에 대한 검색을 제한할 필요성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Ⅳ. 수수료에 관하여

판결제공신청이나 인터넷열람은 학술연구를 위해서 많은 판결을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고, 몇 년이 지나면 신청건수가 수십건에 이르고 100건이 넘는 경우도 있다. 수수료가 판결 1건 당 1000원으로 소액처럼 보이지만, 수십 건에서 100건을 모으면 수십만 원이 되거나 1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비실명처리를 한 번 하면, 그 이후 다른 사람이 신청을 하더라도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인터넷 열람의 경우 시스템에서 자동적으로 처리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무료로 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 토지(임야)대장은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감면의 필요성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Ⅴ. 비실명 처리에 관하여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를 위한 비실명 처리 기준(재일 2014-2) 제5조에서 개인정보는 알파벳(예 : A, B)으로 변환하여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어떤 법원에서도 이름을 모두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누가 누구를 상대로 청구를 하고, 행위를 한 것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또한 제6조에서 하급심의 비실명처리에서 사용한 알파벳은 상급심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상급심에서 다른 알파벳을 사용하는 법원이 있다. 상급심에서 다르게 사용한 알파벳이, 하급심 판결에 나온 다른 사람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어, 하급심과 상급심을 같이 읽어도 사건을 통일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제4조에서 비실명처리의 범위(대상)를 정하고 있는데, 어떤 법원은 비실명처리의 대상이 아닌 판결번호나 법령도 비실명처리를 한다(예 : G5 판결, G촉진법). 제4조 제1항에서 사건관계인의 이름은 원칙적으로 비실명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민사판결서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 제3조 제3호, 형사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 제2조 제4호에서, 비실명처리는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는 사항을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을 포함한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의 경우, 개인의 사생활침해가 문제가 안 되고, 위 기준 제4조 제1항에 따르더라도 비실명처리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많은 법원이 대한민국 등의 이름을 비실명처리를 하지 않는데, 법원에 따라서는 대한민국까지 비실명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비실명처리는 법원에서 사정명의인이나 지적공부 등에 기재된 소유자와 동일인으로 인정한 것인지를 알기 위해 판결제공신청이나 열람신청을 하는 경우에 문제가 된다. 토지조사부, 구 토지대장, 보안림 편입조서 등에 기재된 소유자와 당사자(혹은 당사자의 피상속인이나 매도인)가 동일인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공문서에 기재된 소유자와 동일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한글이름이 동일한지, 한자이름이 동일한지, 한자가 다르다면 한자가 어떻게 다른지(한자 사이에 유사성이 있는지), 지적공부 등에 기재된 소유자의 주소와 제적등본에 기재된 본적지가 동일하거나 유사한지(지번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지, 행정구역은 동일한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을 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모든 대상은 비실명처리의 대상이 된다. 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원이 동일인 여부 판단을 달리하는 것인데, 비실명화를 함으로써 동일인 여부 판단이 달라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의 차이를 연구한다는 것은 외부인으로서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결과 판사만이 제대로 된 판결을 보고 판결문을 쓰거나 연구를 할 수 있고, 소유자의 동일성 여부에 관한 판례의 분석은 오직 판사만 가능하다. 판결문에 나온 사망한 지 몇 십 년이 지난 분들의 과거 지적공부상의 기재를 비실명화해서, 부동산에 관한 판례연구를 못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이미 법원에서 이름이나 주소를 기재한 상태로 공개했던 과거 판결은 동일인 여부 판단의 근거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를 할 수 있을 만큼 구제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판결이 되는지는 오직 법원에서 과거 공개했던 판결인지, 미공개한 판결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 글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수정하고 판결문 공개가 좀 더 확대되어, 판례연구가 더 원활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용재 변호사 (산건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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