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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조문해설

28. 제26조(비밀유지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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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조(비밀유지의무 등)
변호사 또는 변호사이었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의 의
변호사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아니 된다. 이런 비밀유지의무는 법무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의사, 약사 등과 같은 전문직업인에게도 인정된다. 변호사의 비밀유지는 개업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계속된다.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 법무조합의 구성원 또는 소속 변호사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다른 변호사가 의뢰인과 관련하여 직무상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는 사항을 알게 된 경우에도 이를 누설하거나 이용하지 아니한다(변호사윤리장전 제47조). 변호사는 직무처리에 관여한 통역·번역자는 물론 사무직원도 비밀유지를 하도록 해야 한다. 변호사가 누설해서는 아니 되는 비밀에 대하여 변호사법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 형법은 ‘업무처리 중 지득한 타인의 비밀’(제318조), 민사소송법은 ‘직무상 비밀에 속한 사항’(제315조)으로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보다 상세하게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제149조) 또는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압수를 거부할 수 있다(제112조)고 한다. 여기서 ‘위탁’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위임계약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변호사가 지켜야 할 비밀의 주체는 의뢰인이 원칙이다. 변호사가 장래의 의뢰인(예상 의뢰인)과 관련하여 정보를 얻은 경우, 그 의뢰인이 후에 변호사와 수임약정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한다. 의뢰인이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수치스런 비밀을 변호사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비밀유지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가 중시되는 오늘날 비밀유지의무는 변호사 제도의 존립기반이다.

2. 법적 성격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 한다(헌법 제17조). 의뢰인은 그의 비밀을 변호사나 제3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의뢰인은 자기 비밀의 공개를 강요당하지 않을 비밀유지권이 있다. 의뢰인은 양질의 조력을 받을 목적으로 변호사에게 비밀을 알려준다. 따라서 변호사는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비밀의 누설(공개)금지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를 보호해야 한다. 형법 제317조(업무상비밀누설죄)는 변호사가 그 업무처리 중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처벌한다. 그러므로 변호사의 비밀누설행위는 범죄행위에 해당된다.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은 변호사에게 증언거부권을 인정하여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149조, 민사소송법 제315조). 따라서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는 의무임과 동시에 권리이다. 의뢰인과의 관계에서는 직무상 의무이지만, 국가기관이나 제3자에 대해서는 그 비밀을 공개하지 않을 변호사의 권리에 해당된다. 변호사가 알고 있는 의뢰인의 비밀을 국가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범죄자금 세탁방지 등을 위한 신고의무)의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민사·형사소송법은 증거법적인 관점에서 증언거부권의 형식으로 비밀유지를 인정하고 있으며, 변호사법과 변호사윤리장전은 변호사의 직업윤리적인 관점에서 규정한 특징이 있다.

3. 비밀유지의무의 내용
변호사법에는 비밀에 관한 정의규정이 없다. 비밀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로서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비밀로 다루어 주도록 요구하거나 공개될 경우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의뢰인의 범죄행위, 반윤리적인 행위, 질병, 신분, 친족관계, 재산관계, 유언장의 존부, 주소 기타 의뢰인에게 불이익이 되는 일체의 개인정보 등이 해당된다. 의뢰인의 나이, 개인의 신상관계를 식별할 수 있는 요소인 주민등록번호, 직업, 거주지 등도 비밀로 보호되어야 한다.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이 변호사에게 공소사실을 자백한 경우에도 그 비밀을 지켜야 한다. 공소사실에 대한 거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검사에게 있고, 변호사는 피고인의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의뢰인의 범행에 관한 물증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경우에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할 의무가 있는지 문제된다. 변호사는 의뢰인에 대한 보호를 희생하면서까지 진실발견에 협력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이를 부정함이 타당하다. 변호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은 반드시 수임사건과 관련된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직무수행 중 알게 된 의뢰인의 신변에 관한 모든 비밀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직무수행이 종료된 후 비로소 알게 된 의뢰인의 비밀은 유지대상이 아니지만, 변호사가 그 비밀을 공개하면 불법행위 또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 변호사법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의 ‘누설’금지를 규정하고, 형법 역시 업무처리 중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한 때’에 처벌을 한다. 반면, 변호사윤리장전 제8조는 “의뢰인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부당하게 이용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비밀의 이용행위까지 규율한다. 변호사가 직무수행 중에 비밀을 누설 또는 이용하며 변론을 하는 행위는 업무로 인한 행위로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된다. 변호사는 직무수행 중 알게 된 제3자의 비밀도 유지해야 하는지 문제된다. 견해의 대립이 있지만, 변호사가 제3자의 비밀을 유지해야 할 의무 때문에 의뢰인을 이익을 해칠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제3자의 비밀을 재판에서 의뢰인의 이익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의뢰인의 이익에 반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제대로 행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는 제3자의 비밀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서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제3자의 비밀도 보호해야 한다. 변호사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개인정보의 보호에 유의한다(변호사윤리장전 제12조). 이는 의뢰인의 비밀은 물론 제3자의 비밀유지와 관련하여서도 의미를 갖는다.

 

 

정형근 교수 (경희대 로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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