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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검찰총장의 국회출석과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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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 훼손이 없는 선에서 출석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신직수 검찰총장이 1965년부터 1968년 사이에 국회에 9차례 출석한 전례가 있으나, 그 이후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을 둘러싸고 여야간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고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지만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한 예는 없다. 그런 만큼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매우 전향적인 자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검찰총장이 직접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회의에 출석하여 국회의원의 구체적인 질의에 답변을 하게 될 경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별사건과 관련한 정치적 논란으로 인하여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된 것이다. 그러기에 문 총장 역시 국회출석과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이 정치적으로 또한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여부를 떠나 검찰총장의 국회출석과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고자 한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인정하고 있고 다만, 이 경우에는 검찰총장만을 지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법무부장관이 준사법기관인 검찰에 대해 구체적 사건의 수사와 관련하여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데 그 논리적 근거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검사가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라는 점을 들고 있으나, 이는 타당하지 않으며 그 보다는 법무부장관이 국회에 출석하여 검찰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직접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에 그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준사법기관이라 하여 개별 사건의 수사 및 처리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책임지지 않는 치외법권적 영역에 있지 않음은 국민주권국가에서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검찰총장도 국회에 출석하여 국민에게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럼에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위하여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대신하여 국회에 출석하여 국민에게 책임을 지고 있다면 법무부장관에게 검찰의 개별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부여하여야 할 당위성이 나오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검찰의 수장도 아닌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검찰총장이 직접 국회에 출석하여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면, 법무부장관이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근거는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은 단순히 개혁적으로 보여지는 일회성의 신선한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적어도 법무부장관이 검찰에 대해 가지는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배제 내지 조정하는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 진지하고도 심각한 주제이며, 검찰개혁의 일환으로서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 재정립이라는 틀 내에서 다루어져야 할 미션(Mission)이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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