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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송인지대(印紙代)의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

대한변호사협회가 현행 소송인지대 규정을 개선해 인지대를 감액하거나 상한액을 설정할 것을 최근 법원에 촉구했다. 소가가 큰 소송이나 다수의 피해자가 있는 집단소송의 경우 인지대만 수억원 또는 수십억원이 되어 원고들이 인지대를 준비하지 못해 소송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돼 손해액의 3배까지 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인지대가 크게 높아져서 오히려 선뜻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등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우려도 크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주장은 타당하지만 문제점 중 일부만 지적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소송인지대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재판청구권은 헌법상 권리로서 민주국가에서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자유권적 기본권과 사회적 기본권 등 헌법상의 모든 기본권을 보호하고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민주질서를 안정시키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과도한 인지대 부담 때문에 헌법상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소송인지제도의 목적에는 남소방지를 위한 기능과 수수료의 성격, 두 가지가 있는데 비용을 현저히 넘는 고액의 인지대는 실질적으로 재판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 형사사건 등의 경우 무상주의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데 민사나 행정사건에서도 수익자부담주의와 무상주의가 적절하게 조화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인지대가 국가의 일반 예산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현행 소송인지대금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점은 인지대 산정기준이 지나치게 소송목적의 값, 즉 소가를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데 있다. 그러다보니 구체적 타당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국책사업의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들의 피해에 관한 소송, 노동사건 등에서 지나치게 인지대가 높다. 인지대 산정에 당사자의 경제력이나 소송의 공익적 성격 등이 전혀 감안되지 않아서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또 항소심은 1.5배, 상고심은 2배의 인지대를 내야 하는데 1심 판결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현실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고 남상소 방지에도 별 도움이 안 된다.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하려면 인지대 감액 및 그 상한액 설정을 하는 등의 개선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거기에 보태어 사건의 난이도와 공익적 성격 여부, 당사자의 경제력 등을 인지대 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쟁점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건이 집단적으로 제기돼 병합심리가 가능한 사건 등에 대하여는 인지대를 감액해 주어야 한다. 원고의 제소 방식에 따라 피고가 몇 배의 항소심 인지대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성도 제거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원고 뿐 아니라 피고에게도 추가 인지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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