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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인사청문’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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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5년 마다 ‘인사청문’을 통하여 사회 리더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고 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위장전입과 논문표절은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여서 이제는 공직후보자의 자격조건인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곧 인사청문을 앞두고 있는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사회부총리 후보자의 논문 표절을 문제 삼았는데 이번엔 자신이 표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납품비리 수사축소 의혹을, 고용노동부장관은 음주운전에 거짓해명 의혹을 받고 있다. 과거 인사청문을 통하여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실망을 하였는지 생각해 보면 과연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리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대통령의 인사전횡을 방지하고 고위공직자의 도덕성과 전문적 능력을 검증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인사청문회 제도는 원래의 취지를 살리기 보다는 여야 간의 힘겨루기로 변질되었다. 여당 의원은 어떻게 해서든 공직후보자를 보호하고자 하고 야당 의원은 후보자의 자그마한 흠이라도 찾아내려고 하는 볼썽 사나운 장면이 인사청문회 마다 연출되고,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후보자는 만신창이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의원 출신 공직후보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별 힘 들이지 않고 통과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그대로 임명하면 끝이다. 언제 무슨 일이 있기나 한 것인양 아무렇지 않게 직책을 수행하고, 다들 인사청문회는 잊어버린다. ‘내로남불’. 그야말로 인사청문회가 만들어낸 최고의 사자성어(?)가 아닌지 모르겠다.


인사청문회는 임명권자가 자신의 뜻대로 쓸 사람을 골라 통과의례로 보내는 자리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그 직을 올바르게 수행할 사람인지를 검증받는 자리이다. 그러기에 임명권자는 후보자를 면밀히 살피고 인사검증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후보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엄격히 판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격이 있는지 여부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공직에 나설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내로남불’식 판단을 하고 공직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럴 듯하게 속여 왔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속이는 것이 낫지 인사청문회를 통하여 ‘인생세탁’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으니, 인사청문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금방 잊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사회지도층의 부끄러운 민낯은 은연중에 사회 구성원들의 준법의식을 마비시키고 사회 도덕률의 기준을 떨어뜨리며, 우리 모두를 ‘내로남불’형 인간으로 만드는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금의 인사청문회는 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이다. 그래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바람직한 인사청문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런 사람도 그렇게 했는데 내가 하는 게 무슨 문제야’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할 수 있는 사람만큼은 정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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