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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법조윤리’라 쓰고 ‘변호사윤리’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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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윤리협의회 얘기다. 법률실무에 종사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를 통칭하는 ‘법조’라는 명칭을 쓰고 있지만 변호사의 윤리만 다루는 기구다.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는데 법조윤리협의회가 설치되어 활동하고 있었는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지 못하는 법조인이나 국민이 상당수일 것이다. 협의회의 권한이 전관예우와 수임제한 등 변호사 직무와 관련된 영역에 한정되어 있고 판검사의 비위 행위는 조사대상이 아니라 반쪽짜리 윤리기구라서 그렇다. 징계사유나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해당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를 신청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실질적인 조사권이 없는 기능상 한계를 안고 있어서 이름뿐인 윤리기구이기 때문에 그렇다.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법조윤리 확립을 위한 상설기구로 설치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법관과 검사의 비위를 다루는 법관징계법과 검사징계법이 있지만 이 법에 따른 징계절차는 잘 개시되지도 않거니와 개시되더라도 솜방망이 징계에 그친다. 그러니 사표내고 버젓이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다. 부산에서 부장판사의 비리가 검찰에 적발되고도 법관징계법상의 징계절차도 없이 법원장 경고로 그쳐 사직하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고 한다. 알고서도 눈감은 법원행정처가 있기에 법관비리도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것이다. ‘돈봉투 잔치’를 벌인 검사장과 검찰국장에 대한 조사 착수를 미적대다가 청와대의 감찰지시와 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 징계절차를 개시했다. 제 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를 버리지 못한 지금까지의 행태에 비추어보면 그들에게 자신들의 징계를 맡기기에는 더 이상 믿음이 가는 조직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러는 사이 법조비리는 해마다 증가했다. 금품수수 혐의로 적발된 판검사 등 법조 공무원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대비리를 저질러도 해임되는 판검사는 없었다. 굵직한 대형 법조비리가 연이어 터졌지만 여전히 법조브로커는 활개치고 사법신뢰는 떨어지고 있다. 그들에게 내맡긴 감시기구는 잘 작동하지 않아 예방조치도 미흡하거니와 솜방망이 징계로 예방효과를 거두기도 어렵다.

그래서 법조윤리협의회가 변호사뿐만 아니라 판사와 검사의 직무윤리도 조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법조윤리협의회의 이름에 걸맞게 전체 법조계를 감독하는 명실상부한 독립된 통합 윤리기구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전관예우나 법조비리에 관련된 전관(前官)과 현관(現官)을 모두 조사대상으로 하여 징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직퇴임변호사와 특정변호사가 제출하는 수임자료 위주의 현행 서면조사 방식으로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불법적인 수임활동이나 법조브로커의 활동을 실효성 있게 적발하기 어렵다. 그래서 법조윤리협의회가 전관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 내역과 처리결과 등을 강제로 확보할 수 있도록 조사권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법조윤리협의회가 제대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최근 벌어진 법조비리의 양상을 보면 이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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