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나의 주말

'서핑'에 빠진 이호영 변호사

거센 파도의 경사면 라이딩, 찰나의 짜릿한 스릴에 매료

118631.jpg
지난 1월 강원도 양양 죽도해변에서 서핑을 하고 있는 이호영 (36·변호사시험 2회) 법무법인 폴라리스 변호사

 

"한국에서도 서핑을 해요?"

4년 째 서핑을 즐기고 있는 내가 '서핑을 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반응이다. 삼면이 바다로 쌓인 우리 나라에도 의외로 좋은 서핑 스팟들이 있다. 우리 나라는 겨울철에는 주로 동해에, 여름철에는 제주를 비롯한 남해에 좋은 파도가 많이 생긴다.

서핑(surfing)은 파도타기이다. 파도가 깨지기 직전, 파도에 생긴 경사면을 오르락 내리락 타는 '찰나'의 스포츠다. 굳이 '찰나'라고 쓴 이유는 서핑을 하는 시간 중에 실제 파도를 '타는' 시간, 즉 파도 위에 서서 라이딩을 하는 시간은 엄청나게 짧기 때문이다. 1시간을 바다 위에서 파도와 사투(?)를 했다면, 보통 파도를 실제 탄 시간은 채 1분이 안된다. 그 1분을 위해서 나머지 시간은 파도를 찾아 패들링(보드에 엎드린 상태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수영하듯 팔을 휘젓는 것)하는 시간, 보드 위에 앉아서 먼 바다를 보면서 파도를 관찰하는 시간이다. '낚시'라는 것이 사실은 고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전부인 것처럼, 서핑 역시 파도를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인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파도가 오면, 파도를 등지고 힘차게 패들링을 해야 한다. 내가 패들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와 파도가 밀려오는 속도, 파도의 경사면 등 파도를 잡아타는 3박자가 다 맞아떨어지면 용케 내가 엎드려 타고 있는 보드가 파도의 경사면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 때 잽싸게 보드 위에 서면(take off) 그 때부터 찰나의 라이딩이 시작된다.


118632.jpg
만리포해변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를 기다리는 이호영 변호사(아래쪽)와 정상윤(위쪽·34·변시 2회)변호사.

 

서퍼들은 모두가 자신이 처음 선 찰나의 경험을 잊지 못한다. 그 찰나의 짜릿함을 잊지 못해서, 다시 조금 더 길게 느껴보고 싶어서, 자꾸 바다를 찾다보면 어느새 서퍼(surfer)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경험했던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서 서핑이 유독 즐거운 이유는 그 찰나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생이 큰 만큼 그 뒤에 찾아온 짧은 즐거움이 더 소중하게 느껴 진달까. 오로지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관찰해서, '이거다' 싶으면 재빠르게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패들을 해서 그 파도를 잡아내야 한다. 고생 고생 해서 '해냈다'는 성취감이 큰 스포츠다. 많은 법조인들이 시도 때도 없이 사건 생각이 나서 힘들다고 한다. 서핑을 해보면, 아무 생각도 할 겨를이 없다. 파도에 얻어 맞고, 파도에 휘말리고 하다 보면 머릿속이 깨끗이 비워진다. 사건 스트레스, 일 스트레스를 관리하기에 서핑만큼 좋은 스포츠를 아직 찾지 못했다.

서핑 예찬론자가 된 나는 올 초 해양스포츠동호회를 만들었다. 불과 4개월 사이에 100여명 넘는 변호사님들이 가입했다.

드디어 가장 중요한 것이 맨 마지막에 나왔다.

"해양스포츠 동호회! 가입문의는 이메일(justicus@nate.com)로!"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