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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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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은 늘 지적되어 왔으나 실현되고 있지는 않다. 대법원을 다양한 성향의 대법관들로 구성하여야 하는 것은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기능상 필수적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대법원은 법관 출신이 거의 압도적이다. 이를 들어 법관순혈주의(法官純血主義)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아직껏 개선되고 있지 아니한가? 법관 출신만이 대법관 업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재판의 효율성에 대한 강박관념, 즉 법관 출신 외의 대법관으로는 대법관의 직무수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불안감이 저변에 깔려있지 않은가 싶다.

대법원의 주된 기능은 최종적으로 법을 선언하는 정책법원(政策法院)으로 역할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수렴(收斂)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의 경우 대법관으로 제청된 분이 어떠한 신념과 성향을 가진 분으로서, 첨예하게 대립된 가치들 가운데 어떠한 가치를 선택할 것인지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다.

대법관의 성향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예측가능성을 제고(提高)할 뿐만 아니라, 대법원 판결이 대법관의 어떠한 법적 결단에 의하여 이루어졌는지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관 성향의 다양성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에 가장 직접적인 척도(尺度)가 된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일본 최고재판소는 판사 출신 6인, 변호사 출신 4인, 검사 출신 2인, 그 밖의 직역 출신 3인으로 구성되고 있
다. 최고재판소의 다양성을 위한 이러한 비율적 고려도 형식적 구성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소리가 적지 않다. 재판관 선출의 과정에 있어서 조직의 이해관계에 따른 전략적 고려가 작용하며, 조직문화에 길들어지고, 같은 정치적 신념을 가진 인사가 선출됨으로써 최고재판소가 보수적 성향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맹렬히 비판하기도 한다.

대법원도 피의자인권 문제, 표현의 자유 문제, 사생활보호 문제, 노동 문제, 성소수자 문제, 소비자권익 문제, 복지 문제 등 주요한 사회 문제에 대하여 다양한 입장을 가진 대법관들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통계적·확률적 분석 등 선진적 기법(技法)을 통하여 대법관으로 제청된 분의 이념적 성향 및 선호(preference), 사건처리의 접근방식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사법부로의 지향(指向)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 확보로 국민의 진정한 염원(aspiration)을 실현해 낼 수 있는 최고법원을 가지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