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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7의 법칙

정정훈 법무사 (경기중앙 안양지부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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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개업 12년 차의 법무사이다. 처음 개업할 당시에는 사무원 3~4명을 유지하면서 사무실을 운영하였다. 그런데 2, 3년이 지나면서 일은 많아졌는데 회의감이 밀려왔다. 그 이유를 생각해 봤더니, 본직이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을 모두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오는 회의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유를 알고는 사무원 수를 줄여서 사무원 1인과 본직인 필자 두 명으로 구성된 작은 사무실로 방향을 잡았다. 이 결정은 12년 동안 법무사업을 하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지금도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이 때에 정한 원칙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사무실에 상담 온 일을 3대7의 비율로 수임하는 것이다. 송무 사건을 보면 재판에서 이겨도 채무자 측에 집행할 재산이 없는 경우의 비율이 7 정도 된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칙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소송을 하지 않도록 내담자를 유도한다는 것이 필자가 세운 원칙이다.

등기라고 아주 예외는 아니다. 사업 전에 부동산을 부인이나 자식 명의로 돌려놓고 시작하려는 사람이 찾아오면, “본인이 사업에서 실패할 확률보다 부인이나 자제분이 본인을 배신할 확률이 훨씬 큽니다”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당사자는 본인을 위한 진심이 담긴 메시지임을 금방 눈치 챈다.

예를 하나만 더 들면, 어린 자녀 2명을 둔 경제력이 전혀 없는 전업주부가 남편의 외도로 인해 이혼하기로 작정하고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2시간 넘게 부인의 말을 경청한 다음 냉정한 태도로 이혼소송이 제기되면 벌어지게 될 재판과정과 결과물에 대하여 그림을 그리듯이 소상히 알려 주었다. 그랬더니 내담자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방법을 찾고자 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필자의 권유로 신경정신과 의사와 상담한 후에 화병에 대한 적절한 약물 치료와 상담을 병행하였다. 몇 년 후에 치료를 담당한 의사에게 “현실은 그대로인데 달라진 태도의 부인을 보고, 남편은 재미가 없었던지 외도를 그치고 가정으로 돌아왔다”라는 얘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한자 法은 물 수(水)와 갈 거(去)로 이루어져 있다. 법률전문가는 문제를 안고 온 내담자의 인생을 물 흘러가듯이 순리로 이끌 수도 있지만, 물을 거슬러 올라가게 만들 수도 있는 자리에 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해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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