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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대통령과 법치주의에 대한 단상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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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다음 대통령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자못 크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여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반듯한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지도자의 법과 원칙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공약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든다. 검증의 주체, 수단 등이 제도화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기도 한다. 


법조인으로서 관심은 위정자가 사법(司法)에 대하여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이다. 막연히 법치주의에 대한 상식적 수준의 언명(言明)이 아니라, 법치주의의 실현에 실질적으로 어떠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살피게 된다. 대선 후보들의 법치주의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이 정치적 계산 하에 공약이 설정되고 생산되는 것은 국민의 미래를 위해선 안타까운 일이다.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겠으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 있어서의 공약도 결국 법치주의의 테두리 안의 문제이다. 어떠한 정치신념도 법치주의를 넘어서는 정당화될 수 없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불행한 정치사는 위정자의 법치주의에 대한 인식의 부재 내지 결여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법치주의의 근간은 헌법을 수호(preserve and protect)하는 의지에 있다.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철저한 이해 없이는 국정수행의 목표를 위하여 법률을 수단화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는 법치주의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다. 대통령은 president일 뿐이다. 모든 국민(we the people)을 위하여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일 따름이다.

 

이번 대통령은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구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대통령의 사법인식 내지 사법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다. 새 정부 하에서는 사법제도가 보다 더 확고히 자리잡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현실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이 없는 사법제도는 없으나,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인지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사법제도가 곳곳에 산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우리의 사법도 국민의 꿈과 희망을 제대로 갈무리할 수 있도록 옷깃을 새로 여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다음 대통령은 진정으로 국민의 안전과 복리를 위하여 헌신하고,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하여 솔선수범하는 존경받은 대통령이 되길 염원(念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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