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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피드백

권순정 부장검사(법무부 법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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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대법원은 평생 모은 재산을 주식 형태로 장학재단에 기부하였다가 수백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 받은 사안에서 증여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언론들이 ‘선의의 기부에 세금폭탄'이라는 제목으로 비판적으로 보도한 바 있고, 기부 경위에 비추어 과세 규모가 일반 상식에 쉽게 와 닿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이 판결을 주목하였다.

 

결과적으로, 내국법인의 지배수단으로 공익법인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개혁적인 취지에서 마련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이 선의 기부자에 대한 예외를 면밀하게 규정하지 않은 탓에 또 다른 공익을 저해하고, 힘겨운 분쟁만 초래한 셈이다.

 

법률 문언은 법률 해석의 원칙적인 기준이 되므로(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등)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해당 법률의 다른 규정들뿐 아니라 전체 법체계와도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입법 담당자들이 정성껏 법안을 심사한다고 해도 논란 소지가 없는 완벽한 법률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정치공학적인 이유 등으로 정책의 장단점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부작용이 완벽히 검증되지 못한 상태에서 여론과 시간에 쫓겨 통과된 법률의 경우 예견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불거지곤 한다.

 

불완전한 법률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그러므로 문제점이 확인되었다면 신속한 개정을 통해 이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사, 형사재판, 국가송무 등 다양한 법률 분쟁을 다루는 검사는 법령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문제점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파악할 수 있는 직역이다.


법무부는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법령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소관부처에 전달하는 '클린 피드백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작년 형법 개정으로 ‘제3자 배임수재죄’를 신설한 것도 민간부패의 처벌 공백을 개선한 사례 중 하나이다. 금년부터는 국가송무 과정에서 발굴한 개선 방안도 피드백할 계획이다.


모쪼록 금년에도 의미 있는 입법 피드백 사례들이 많이 발굴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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