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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명동 '전주중앙회관'

각종 나물에 다진 쇠고기, 밤, 잣, 은행… 곱돌솥비빔밥의 '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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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전 서울에 올라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던 나에게 고등학교 선배가 점심을 사주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맛본 음식이 돌솥비빔밥이었다. 시골에서도 종종 만들어 먹었던 비빔밥이었지만 달구어진 돌솥에 담겨 김이 모락모락나는 비빔밥은 나에게 문화적인 충격 그 자체였다. 그렇게 나는 돌솥비빔밥을 처음 만났고 객지에서 생활하는 동안 돌솥비빔밥은 따뜻한 어머니의 밥상이 그리워질 때마다 즐겨 사먹는 음식이 되었다.

전주중앙회관의 돌솥비빔밥(사진 왼쪽)은 곱돌을 깎아 만든 곱돌솥에 밥을 한 뒤 여러가지 나물과 다진 쇠고기 등을 양념하여 볶아 보기 좋도록 담고 그 위에 달걀을 얹은 후 고추장과 곁들여 뜨거운 상태로 제공되는 비빔밥이다. 곱돌솥과 돌솥은 전혀 다른데 간단하게 얘기하면 곱돌솥밥은 곱돌로 만든 밥이고 돌솥밥은 돌로 만든 밥이다. 우리가 대부분의 식당에서 쉽게 접하는 돌솥비빔밥은 곱돌이 아닌 돌로 만든 비빔밥이다. 곱돌솥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주중앙회관의 돌솥비빔밥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비빔밥이라 할 수 있다.

곱돌은 미네랄과 적외선을 방출해 재료의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밥맛을 좋게 해 준다고 하는데 이런 이유로 곱돌솥에 밥을 지으면 뜸이 고르게 들고 타지 않으며 열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밥이 오랫동안 식지 않는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런데 뜸을 들인 밥의 상태, 비벼지는 나물과 쇠고기 등의 종류 등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만들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그 뒤에 숨은 노하우에 따라 그냥 곱돌솥에 담긴 따뜻한 비빔밥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오묘한 맛의 조화를 음미할 수 있는 명품 비빔밥인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곱돌솥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두 다 같은 돌솥비빔밥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여기에서 전주중앙회관의 돌솥비빔밥은 또 다시 다른 돌솥비빔밥과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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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돌솥으로 만든 진정한 명품 비빔밥을 경험해 보고싶다면 명동의 터줏대감인 전주중앙회관의 돌솥비빔밥을 꼭 한번 맛 볼 필요가 있다. 전주중앙회관의 돌솥비빔밥의 진수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그 전날 일반 식당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돌솥비빔밥을 먼저 먹어보기를 권한다.

그래야만 전주중앙회관의 돌솥비빔밥이 진정한 명품 돌솥비빔밥임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작은 곱돌솥에 소박하게 담겨 있는 다양한 나물과 밤, 잣, 은행, 고기, 그리고 계란 노른자를 스윽스윽 비벼 먹으면 순식간에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함께 나오는 시원한 콩나물 국물의 맛도 일품이고 식후 제공되는 매실 주스는 또 다른 기쁨이다.

전주중앙회관은 우리나라에서 전주 곱돌 비빔밥을 처음 개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1959년에 처음 문을 연 후 50년이 넘게 3대째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 집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좁은 골목 안쪽에 있어 식당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식당 이름이 중국어로 쓰여진 큼지막한 깃대 옆에 한복 입고 삿갓 쓴 할아버지가 보이면 그 곳이 바로 전주중앙회관의 입구이다. 명동에서 워낙 유명하고 금방 눈에 띄는 복장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집의 주된 메뉴는 전주곱돌비빔밥이지만 고기를 좀 더 원하면 제육곱돌비빔밥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다른 음식을 원한다면 해물파전이나 빈대떡(사진 오른쪽)을 맛보는 것도 아주 좋다. 가게 입구에서 노릇노릇 구워 나오는데 막걸리 한잔 곁들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명동으로 나들이 나온다면 전주중앙회관에 들러 명불허전의 돌솥비빔밥을 꼭 맛보기 바란다.

백대용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 사법연수원 31기)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