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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내가 쓴] '오월이 오는 길'

위재천 서산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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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설날을 앞두고 시집을 출간하다고 하였더니, 검사가 무슨 시집이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잘 썼을까 하며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면 젊은 시절 연애하며 가슴 뛰던 문학소년 아닌 사람이 있었나요. 그리고 살아가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깊이 담아두고 있지 않으시나요. 그런 바람을 안은 채 공직자로서 스물다섯 해도 넘게 먼 길을 걸어 왔습니다.

그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저어하여 시를 본격적으로 쓰지는 않고 대신 시를 외우고 그 낭송을 즐겨하면서 그리움을 달래 오다가 어느 순간 놔버리며 그 동안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꽃이, 바람이, 주위의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4월에 우연히 신영학 시인과 같이 협업시집 '가슴으로 피는 꽃'을 출간하게 되었고, 그 후 등단하였는지 문의가 많아 두 달 후에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부석사 벚꽃' 등 5편을 가지고 정식으로 시인이 되었습니다.

도비산 가는 길/ 잘 늙은/ 벚나무에서/ 꽃비 꽃비가 내린다//
사자문 지나/ 돌계단 따라 오르면/ 안양루 앞에/ 극락이 있는데//
나그네/ 길 잃을까 두려워/ 한 잎 한 잎/ 흩날리고 있다네.

한편 그동안 여러 군데 지청장을 거치면서 연말에 시집을 구입하여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유관기관 임원들과 함께 시 낭송회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일회적 행사에 그치고 시를 체화하는데 까지 이르지는 못한 아쉬움이 늘 있었습니다.

시를 통해 가까이는 우리의 문화를 바꾸고 또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이에 걸맞은 변화와 혁신적인 사고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서산지청 검사, 과장, 보직계장은 물론 법사랑연합회,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4개 유관단체 임원들과 같이 수차에 걸쳐 뜻을 함께 하면서 원고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올해에 제가 쓴 시 110여 편은 사계, 불심, 추억, 일상으로 나누고, 검사님들의 시 등은 특별기고 형식으로 43편을 수록하였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일상의 삶 속에서 느끼는 조그만 행복과 깨달음을 통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면서 발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거대한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특히 격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이며 그 중 특히 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선물처럼 다가오는 시를 통해 우리 모두 지금의 삶이 더욱 아름답고 풍요롭게 되시기를 기원 드리며 끝으로 시집 제목인 시 '오월이 오는 길'입니다.

봄볕 따스한/ 언덕에 누워/ 숲속의 하루를 듣는다//
물소리/ 물소리/ 또 물소리 들리고//
찌르르르/ 찌르르르/ 새소리 실려 오고//
한가한 구름/ 처-언천히/ 남으로 흘러가고//
오월은 저기서/ 스르르 잠긴/ 두 눈 사이로 오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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