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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대선구도에 대한 소감

안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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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큼 정치에 대해서는 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게 전혀 근거 없는 생각이었음을 절감하는 요즘이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촛불민심을 배경으로 매우 공고해 보이던 문재인 후보 대세론이 휘청거리는 것은 의외였다. 짧은 시간 내에 안철수 후보가 급상승하는 것 역시 놀랍다. 기존의 사고틀과 문법에 사로잡혀 있으면 오독을 하거나 난독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그간 선거의 주요 구도였던 지역주의의 쇠퇴는 명백해 보인다. 정당구도도 변화되어 이제 '중도'라는 말이 정치적 스펙트럼 및 정치세력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표현되기도 했던 종래의 여야 양당 대립구도는 다원주의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분법적 진영대립구도 역시 그 위력이 약해지고 있다.

유권자의 지형이 보수, 중도, 진보로 균형 있게 구성된 상태에서 특정세력의 패권적, 배타적 태도는 다른 성향의 유권자의 반발을 사게 된다. ‘적폐청산’, ‘국가대청소’ 라는 슬로건 속에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 정책들을 적폐로 딱지 붙여 배제하려는 패권적 배타성을 경계하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 한편 ‘대통합’, ‘연정과 협치’ 라는 슬로건 속에서 개혁과제를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정치 공학적 이합집산을 우려하는 유권자도 상당하다. 또한 진영논리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스마트한 유권자 층의 성장은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내성을 키웠다. 각 당이나 선거캠프에서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내는 네거티브 공세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음을 그들도 알아야 할 것이다. 결국 국민은 대선후보들의 비전과 정책이 미래 한국의 시대적 과제에 부합하는지, 그들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잘 운영할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다.

한국 정치 사상 최초의 야-야 경쟁구도를 바라보는 마음은 즐겁다. 그간 보수를 표방하였지만 실제로는 수구적 패권세력이었던 정치세력이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났고, 그러한 과거 청산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다. 이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정부의 비전과 대안을 따져보아야 한다. 한 달도 안 남은 이번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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