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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서면, 너마저?

김태영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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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의무자의 본인확인을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등기필정보가 없는 경우 확인조서 등에 관한 예규’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부동산등기법’ 제51조에서는 등기의무자의 등기필정보가 없을 때 작성하는 확인서면의 대리인에 대해 '변호사나 법무사만을 말한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판례(대법원 2007다4295)는 이 규정에 대해 ‘(구)부동산등기법 제49조 제1항에서 변호사와 법무사만이 확인서면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정하고, 또한 같은 조항에서 등기의무자 작성 부분에 대한 공증을 병렬적으로 규정한 취지’상 확인서면 작성은 준공증적 성격의 업무라고 판시하고 있다. 금년 예규 개정은 이러한 판례의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축적된 형태라는 점에서 이번 예규의 개정을 통해 등기제도의 공신력을 강화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법원의 태도는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이러한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상당수의 자격자(변호사, 법무사)가 직접 등기업무를 하지 않고 사무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의 부동산담보대출 시 수반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는 등기에 공신력을 부여하려는 법원의 노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금융권이 채권자가 되는 부동산관련 등기의 경우, 그 역학관계 상 자격자대리인이 '을'에 해당되어 '갑'인 금융권의 입맛에 맞춰 빠른 일처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더구나, 설정등기 비용을 금융권이 직접 부담하게 되면서 공인인증서 발급대행 지위를 이용해 비용절감용 전자등기 시스템을 개발, 등기신청이 전자화되면서 본인확인도 공인인증에 맡겨버리고 있다.

이러한 영향에 따라 자격자가 직접 본인확인을 한 후 작성해야 하는 확인서면마저도 부실화되어 ‘안전한 부동산거래’라는 본래의 정책적 취지도 실종되어 버린 것이다.

등기신청이 준법률적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간편하게 축소될 수 있는 하나의 절차적 시스템으로 경시된 현실에서 확인서면의 준공증적 업무마저 형해화된다면 이제 등기는 법률행위를 처리하는 절차가 아니라 명의를 대여해 전자적으로 대량 독점 처리하는 기술의 영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법원은 이 같은 현실을 방치하지 말고, 확인서면제도의 당초 취지에 따라 자격자가 직접 본인을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처벌을 실질화하여 등기의 공신력을 회복하고 국민의 재산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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