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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국가 번영의 조건

홍완식 교수 (건국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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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로우며 번영하기를 바란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물론이요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러한 희망과 기대는 동일하다. 안전과 자유는 정치적 안정이 없이는 확보될 수 없고, 경제적 번영도 정치적 안정이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 이러한 개인과 공동체의 목표는 또한 법과 제도가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 


한 국가의 빈부를 결정하는데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어떠한 경제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법률이다. 작금의 사태에 직면하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을 다시금 펼쳐보았다. 책에서는 국가 흥망의 결정적 차이는 포용적 제도를 가지고 있느냐 착취적 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있다고 보았다. 착취적 제도는 일정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고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지니지만, 포용적 제도는 권력이 고르게 배분되고 자의적 권력행사가 제한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착취적 제도를 지닌 국가에서는 헌법과 법률이 큰 의미가 없지만, 포용적 제도를 지닌 국가는 정치엘리트를 포함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헌법과 법률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닌다. 역사상 많은 침략과 분쟁을 겪고 가난과 질병을 경험한 우리는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여 왔다. 그러나 국가의 발전과 번영은 좋은 물건을 만들어 많이 파는 것에만 있지 않다.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지키는 것 즉, 포용적 제도를 만들고 지켜나가야만 사회적 통합이 가능하고 국가적 발전이 가능하다. 정치인과 기업가가 불신의 대상이고 양극화와 분열이 가득한 곳에는 사회적 통합과 국가적 발전이 요원하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의 사례를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도, 정치권력을 장악한 이들이 권력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하고 자신들의 파이를 키우거나 다른 이들의 것을 훔치고 약탈하게 된다면 경제성장이 멈춰버릴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치제도의 포용성 여부가 경제적 번영의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며 한국도 예외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 선진국가에서 기업에 노골적으로 후원을 ‘권유’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대법원 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가? 정치발전과 경제번영은 좋은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많이 팔려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투명하고 건전하게 기업이 운영되고 정치인이 정직하고 부패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이 정치발전과 경제번영의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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