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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청구권, 기본권 보호 차원에서 봐야

조종태 부장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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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사기, 절도, 살인 등 일반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사법경찰관도 있지만 국정원과 국세청·관세청·특허청·고용노동부 공무원 등 기관 고유의 사건을 담당하는 특별사법경찰관도 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약 4만명에 이른다.

만약 이들이 모두 독자적으로 체포·구속·압수수색 등의 영장 청구권을 가진다면 어떻게 될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각 수사기관이 경쟁적으로 반복적·중첩적 영장청구를 하면서 신체 및 기업활동의 자유와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사태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우리 헌정사에서도 경찰의 독자적 영장청구를 허용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구속영장 남발로 경찰 구속사건의 70%가 석방되거나 불기소되면서 인권침해에 대한 비난여론이 급등하였다. 오늘날과 같이 영장청구권자를 검사로 제한하고, 이를 헌법상의 기본권 보호장치로 판단하여 헌법에 규정한 것은 그러한 폐해에 대한 반성의 산물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찰에게 독자적 구속기간 10일을 허용하고, 구속영장 신청권도 인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권한 자체도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반면, 국민의 핵심적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인 영장에 대한 사법적 통제 강화는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법관과 동일한 자격을 가진 검사로 하여금 경찰의 각종 영장신청에 대한 1차적인 사법적 심사와 통제를 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헌법 개정 논의가 한창이지만, 국민의 기본권은 그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보호정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진일보한 보호체계와 내용을 갖추고 있는 현행 헌법의 기본권 조항은 존중되어야 하며, 타협의 대상으로 삼을 것은 아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