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목요일언

무엇이 최선일까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1.jpg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방안이 한참 논의 중이다. 권력형 비리와 고위공직자 부패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독립적 수사기구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검찰권 행사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점에 대해 검사의 한 사람으로서 통렬히 반성하면서도 과연 이것이 최선인가 하는 회의가 든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로부터 독립된 공수처, 그런데 이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결되는 수사 권능을 견제와 균형이라는 권력분립의 헌법원리 밖에 두는 것이어서 오히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후퇴시킬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독립적’이라는 수식이 주는 환상에 젖어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공수처 도입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또 다른 손’, ‘국회 다수당의 사찰기구’라는 비관적 전망이 갖는 함의와 형사사법 선진국들이 별도의 부패수사기구를 설치한 선례가 없는 까닭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공수처에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면 검찰 역시 정치적 외압을 받지 않고 수사하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공수처의 모델로 꼽히는 홍콩 염정공서의 예를 보면 최근 5년간 뇌물수수 등 전형적인 부패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은 연평균 3.4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면서 수사력 대부분이 공무원이 아닌 일반국민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수처와 같은 수사기구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검찰은 그동안 수많은 공직자 비리 등 부패수사를 전담해오면서 수사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여 왔다. 일부 검사의 부패 사건이나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로 검찰이 다져온 부패수사 역량을 영점화하고, 검찰의 주요 수사 기능까지 무력화하자는 것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검찰 개혁은 범죄로부터 국가, 사회, 국민을 보호하며 수사역량과 시스템을 갖추어온 검찰이 그 본연의 임무를 다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한 검찰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아니라 제3의 기관에게 그 권한을 이양하여 검찰이 본래의 기능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결코 개혁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