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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공수처(公搜處)가 곧 검찰개혁은 아니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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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과 관련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관련 법률 3건을 제출받은 국회는 최근 공청회와 세미나를 잇따라 개최해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 공수처 도입에 찬성하는 측은 공수처를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주장하고 있고, 반대하는 측은 옥상옥의 무용론을 내세우는 것으로 이해된다. 어느 쪽이든 나름의 논리가 있다는 점에서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다는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관련 법안중 하나를 보면, 공수처는 처장, 차장, 20인 이내의 특별검사, 그리고 특별수사관 등으로 구성되며, 대통령,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회의원, 법관, 검사 등 고위 공무원들과 그 가족의 일정한 범죄에 대한 수사 및 기소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소강제주의, 국회 재적의원 10분의 1 이상의 수사요청시 수사의무 등이 규정되어 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검찰의 수사범위 중 일정한 인적 범위를 떼내어 공수처의 수사대상으로 한 것 외에는 검찰과의 차이점이 뚜렷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위공직자의 비리는 더욱 엄중하게 처리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형사사건 대부분은 일반 국민과 관련된 것이며 고위공직자의 형사사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위공직자의 범죄 부분을 떼내어 공수처가 수사한다고 하여 일반 형사사건에서 국민에게 피부로 와 닿는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은 내 사건을 올바르게 수사해 주기를 원하며,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권리를 보장받기를 원한다. 국민을 위하여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면 국민의 관점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 그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지, 정치적 이해관계와 검찰에 대한 시각적 차이를 근거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 30명의 요청이 있으면 수사를 하여야 하고, 책임자가 국회에 출석하여 보고하고 답변을 하여야 하는 공수처가 정치권의 영향을 벗어나 독립적 기구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반대로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독점적 수사권한을 보유한 공수처가 법률상의 권한을 초월하여 공직사회를 지배하는 거대한 권력이 될 위험도 있다. 한정된 국가 재정능력을 무시하고, 또 하나의 수사기구를 만드는 것은 국가재정의 효율적 배분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제도도 마찬가지지만 운용에 따라서는 공수처(公搜處) 역시 공수처(空手處)가 될 수도, 공수처(公手處)가 될 수도 있다. 수사대상의 인적범위만 달리하는 또 하나의 수사기구를 만든다고 하여 검찰이 개혁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검찰총장 임기연장, 검사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 제한, 변호인참여권의 실질적 보장, 검사 인사의 공정성 확보 등 여러 사항들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통하여 검찰의 내부적 제어장치와 외부적 통제장치를 확립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을 위해 더욱 긴급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이 아닌가 한다. 정치권과 검찰 모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오직 국민의 관점에서만 판단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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