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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홍대 클럽 공연 즐기는 남승엽 변호사

뜨거운 열기의 라이브 공연… 온몸으로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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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서울 합정동 LIG아트홀에서 밴드 '두번째달'의 공연을 하고 있다.

 

어려서 피아노를 배우게 되면서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 사법연수원에서는 음악감상실 회원으로 활동하며 점심시간에 아무도 찾지 않는 소강당을 향했었다. 지금도 음악을 듣다 취침예약을 해놓고 잠이 든다. 그렇게 이어폰과 스피커로 매일 음악을 듣지만 마음은 늘 허전했다. 그런 내게 홍대 앞의 클럽과 공연장은 무척 매력적이다. 좋아하는 가수를 만나 라이브 음악을 듣고 술 한 잔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4일 저녁, 서교동에 있는 무브홀에서는 마치 시를 노래로 옮겨 놓은 듯한 서정적인 가사로 유명한 '9와 숫자들'의 콘서트가 있었다. 첫 곡으로 꿈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보물섬'의 전주가 시작되자 관객 300여명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질러댔다. 최근에 발표한 노래인 '평정심'에서는 평정심을 '찾아 헤맨 그이는 오늘도 못봤어... 역시 내게 너 만한 친구가 없었구나'라고 표현하는데, 아마도 내겐 음악만한 친구가 없을 것이다. 공연 마지막으로 갈수록 관객들과 함께 하는 열띤 무대가 이어졌고, 공연장 밖의 매서운 추위가 무색하게도 상당수 관객은 이미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졌다.

홍대 앞에서 볼 수 있는 라이브 공연은 크게 3종류로 구분된다. 무브홀, 벨로주, KT&G상상마당 등의 공연장 공연과 프리버드, 클럽FF, 클럽빵 등의 클럽 공연 그리고 버스킹(busking)이다. 홍대 앞을 찾는 이유 중 하나가 음악과 더 친밀감을 느끼기 위해서인데, 친밀감은 공간이 작을수록, 또 술 한 잔을 더할수록 높아진다. 그런 면에서는 클럽 공연이 딱이다. 무명의 밴드였던 비틀즈(The Beatles)는 영국 리버풀의 한 클럽인 '더 캐번(The Cavern)'에서 1961년부터 2년간 공연하고 런던으로 간 후 전 세계를 사로잡았었다. 훗날 우리나라에서 비틀즈와 같은 뮤지션이 나온다면, 홍대 앞의 클럽들이 그들의 인큐베이터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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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뜰에서 열린 2인조 포크 듀오 '김사월×김해원'의 공연을 관람한 뒤 멤버 김사월(왼쪽)씨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남승엽(36·사법연수원 43기)변호사.

 

홍대 앞에는 많은 클럽들이 있고, 저녁이면 공연도 많다. 보통 이런 클럽의 입장료에는 음료 한 잔(1 free drink)이 포함되어 있어서 술 한 잔하며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다. 예전에 상수동의 한 클럽에서 원고지와 오선지를 넘나들며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강백수'의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홍보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내겐 행운이었다. 좋아하는 가수를 불과 5m도 안되는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어폰으로 이미 들었던 노래들이지만, 5m 앞 그의 목소리는 더 생생했다. 이 날은 그 다음 달 발표할 미공개 신곡도 들을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 클럽에 있던 사람들은 '강백수'와 함께 술 한 잔을 더하며 음악 이야기를 했다. 그 밤 우리들은 음악을 원했고, 술이 음악을 원했고, 함께한 시간이 음악을 원했다.

변호사로서의 생활이 매일매일 반복되는 하루이지만, 새로운 음악은 항상 나를 설레게 한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 소식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게 한다. 음악과 함께 젊음과 자유가 있는 홍대 앞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지금이 그래서 행복하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