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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아직 먼 준법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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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기업들은 저마다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약속한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앵무새처럼 되뇐다. 그러나 재벌 총수 등 기업인들은 지금도 각종 비리 사건에 단골손님이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정국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본보가 2016년도 매출액 기준 국내 50대 기업의 임원 현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반기보고서(2016년 6월 기준)를 통해 전수조사한 결과 준법경영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변호사 임원' 수가 4년 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준법경영을 구현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규모다. 50대 기업 총 임원 가운데 변호사 임원 수는 2%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변호사 임원 비율이 최소 10% 이상은 돼야 준법경영을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 내 변호사 집단이 자리를 잡아야 준법경영을 위한 전문적 조언을 할 수 있고 그 조언에도 힘이 붙기 때문입니다. 변호사 임원 수가 늘어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변호사 출신인 한 대기업 임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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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법조인 출신 임원들이 더 늘어 기업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아야 비로소 준법경영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사태를 보더라도 그 점은 명확하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이 모두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 어디까지가 실체적 진실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최순실씨 일가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서 변호사 임원이 개입했다면 지금의 '오너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원 과정에 법률적 문제는 없는지 사전에 CLO(Chief Legal Officer, 최고 법률 책임자)의 의견을 들었거나 사내변호사 등 법무팀의 자문을 받았다면 현재와 같은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김현(61·사법연수원 17기)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선인은 협회 차원에서 사내변호사가 CLO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심화 연수 코스를 개발하고 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사내변호사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사내변호사 제도가 더욱 활성화돼 준법경영 문화가 확고하게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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