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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성년후견지원신탁

이광우 판사(서울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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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제도는 작년 한 해 가정법원 업무와 관련하여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은 주제 중 하나였다. 대기업 총수의 성년후견개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며 2013년 시행 이후 이름조차 생소하던 제도가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3.2%에 이르고, 우리 사회가 곧 고령시대에 진입할 것임을 생각하면 그 관심은 늦은 면이 있다.

성년후견제도는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피후견인의 복리를 위하여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하여 피후견인의 신상과 재산을 보호하는 제도이다. 치매에 걸린 고령의 자산가가 사기 범죄에 노출되어 재산을 탕진하고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건도 성년후견제도가 활용되었더라면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무에서는 피후견인의 재산을 둘러싼 숨은 의도가 보이는 사건도 발견된다. 많은 사건이 피후견인의 부동산 처분, 예금 인출, 보험금 수령 등 재산 처분을 목적으로 청구되는데, 그 중 악의를 가진 청구인은 자신의 의도와 달리 중립적인 3자가 후견인으로 선임되면 청구를 취하하거나 사후 후견계약 등을 통해 법원의 결정과 감독을 벗어나 부정한 재산처분을 시도하기도 한다.

제도의 특성상 후견은 한번 개시되면 피후견인이 사망하거나 정신적 제약 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우리보다 앞서 제도를 시행한 일본은 늘어나는 후견개시, 감독사건을 관리하고 후견인의 배임 등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가정재판소의 당면한 현안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 법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후견사건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 제도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재판절차 정비, 전담인력 배치, 후견인 교육, 전문가·법인후견인 확충 등 노력과 함께 최근에 있었던 성년후견지원신탁계약 체결을 허가하는 심판이 눈길을 끈다. 성년후견지원신탁은 피후견인과 수탁은행이 신탁계약을 체결하여 피후견인의 재산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하며, 피후견인에게 필요한 병원비, 요양비, 생활비 등을 안정적으로 지급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법원은 계약체결과 변경, 해지 허가를 통해 후견인을 감독하고, 후견인은 수탁은행을 통해 재산을 관리함으로써 재산관리에 관한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한다.

공공후견제도의 확충 등 성년후견제도를 둘러싼 과제들을 해소하고 후견이 필요한 많은 분의 행복한 노후를 위하여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