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목요일언

굿바이 슈퍼우먼, 웰컴 라떼파파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51.jpg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슈퍼우먼 방지법’을 제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멋진 여성을 슈퍼우먼이라 칭송해왔다. 어쩌다 슈퍼우먼이 테러나 공해와 같은 반사회적 가치로 전락하여 방지의 대상이 된 것일까. 알고 보니 그 공약은 육아의 부모 공동책임을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생애단계별 5대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강요된 슈퍼우먼을 방지한다는 의미였다.

특히, 부부가 3개월씩 반드시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하는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가 눈에 뜨였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이십여 년 전 유학 가는 아내와 동반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망신만 당한 어느 법조인의 일화는 제도는 존재하나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의 반영이었다. 그로부터 십여 년 후 다른 법조인은 같은 상황에서 최초의 남성 육아휴직자라는 명예로운 닉네임을 달고 유학길에 올랐다. 이제는 엄마와 아빠가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나누어 사용하는 날을 꿈꾸게 된 것이다.

맞벌이를 하는 여성은 앓는 아이를 떼어놓고 오른 출근 버스에서 ‘뭣이 중한디’를 뇌까리며 사직을 고민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아픈 기억의 소환과 함께 한 손에 카페라떼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유모차를 끄는 라떼파파들의 행복한 얼굴이 겹쳐진다. 1974년 스웨덴은 유년기 아빠와의 밀착관계 형성의 가치와 여성인력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파격적인 양육보조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라떼파파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여성이 일을 포기하지 않고도 고용과 출산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직장을 중시하며 살아온 베이비부머 세대와 달리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가정과 직장의 균형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조사 자료에 의하면 육아휴직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 남성이 70%에 이르나, 소득 감소나 직장 내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주저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남성의 육아휴직에 주목하고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되었다.

부모 공동육아를 대폭 지원하는 일은 단순한 육아정책이 아니라 인구절벽에 대한 예방적 대응이 될 것이요, 고통스런 슈퍼우먼이 아닌 행복한 라떼파파를 꿈꾸게 하는 희망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