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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목욕탕

조종태 부장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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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법치주의 붕괴를 우려하는 지금 우리사회의 ‘법’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작년 1월 법무부 업무보고가 끝난 이후 여러 언론에서는 ‘법은 목욕탕’ 이라고 표현한 대통령의 말을 보도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출처를 추적하기도 했었다. 아마 법을 목욕탕에 비유한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사실 그 말은 법무부 ‘법사랑 사이버랜드’ 에 있는 ‘법은 00이다’ 라는 코너 속 어린이의 작품에서 빌려온 것이다. 원작은 ‘공중목욕탕’으로 되어 있다. 목욕탕의 이미지 덕분에 ‘따뜻하고 꼭 필요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평생 법으로 먹고 살아가는 법조인의 한사람으로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법의 의미를 추측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법사랑 사이버랜드에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법의 모습이 다채롭게 그려지고 있다. 가장 많은 법의 모습은 ‘신호등’과 ‘약속’ 이다.

초등학생들의 대답 중에는, 법을 ‘동생’에 비유해 놓은 것이 있다. ‘미워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이유다. 또 법을 만화주인공인 ‘태권브이’로 표현한 것도 있다. 태권브이가 불의와 싸워 정의를 실현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흥미로운 대답 중에는 ‘판도라 상자’와 ‘치즈’가 있다. 판도라상자는 온갖 어두운 세상 속에서 법이 ‘희망’을 갖게 하기 때문이고, 치즈는 법이 국민에게 살살 녹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준다는 이유다.

아이들의 시각에서 법은 많은 경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세상은 법으로만 조화로울수 없음에도 법으로 너무 많은 것을 해결하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살 나이를 더 먹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는 이즈음 법이 목욕탕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존재로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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