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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새해 소망

이광우 판사(서울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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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손글씨로 정성스레 담은 연하장을 받았다. 어린 시절 이맘때면 성탄을 축하하고 새해 덕담을 나누는 카드를 만들어 친구들과 주고받았다. 더 많은 카드를 받았다고 서로 자랑하던 일, 늘 색색 빛의 가루를 사용하여 카드를 만들던 친구 얼굴, 더 예쁘고 기발한 카드를 만들겠다고 경쟁하던 아이들과 한창 서예를 배우며 먹을 갈아 謹賀新年이라 적어 나누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한동안 12월이면 어김없이 서점과 문구점에 긴 줄로 늘어선 카드 앞에 서성이던 것이 마지막인가 보다. 시간이 흐르며 게으르고 무감해져 이메일과 SNS, 휴대전화 메시지의 편리함 속에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의 모습이 문득 부끄럽다.

새해다. 희망찬 꿈을 꾸어야 할 시기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가볍지 않다. 법률신문이 선정한 2016년 법조계 10대 뉴스를 다시 읽어 본다. 연이은 법조비리사건과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사람들은 허탈과 실의에 빠져있고, 인근 직역 자격사와의 관계, 경제 상황, 변호사 수 증가로 인한 변호사 업계의 어려움은 해결될 기미가 없다. 법학도는 사법시험 폐지를, 기성 법조인은 인공지능 법조인과 경쟁을 받아들이고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준비하여야 한다. 한 검사의 죽음은 삶의 터전이 우리가 그리던 인권과 정의가 흐르는 곳으로 가꾸어지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했다. 새해 첫날을 새로운 임지에서 시작하는 법원 가족들은 새해를 느낄 겨를 없이 업무 인수인계에 바쁘고, 다가올 인사를 앞두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재판부도 쉼 없이 분주하다.

2017년은 개인적으로 작은 의미가 있다. 15년 전 두렵고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길에서 조금은 특별한 지점을 지나게 된다. 그때와 비교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묻는 선배 법관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찾긴 어렵지만, 그간 열심히 달려온 나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다. 새해를 준비하며 혹시라도 내가 걷고 싶던 길에서 멀어진 것은 아닌지, 주위를 돌아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살펴야겠다. 비록 마음 한편에 불편함을 가지고 시작한 한해이지만, 새해에는 가족과 동료, 선후배, 독자들 모두 소망하는 것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얼마 전 광장에 퍼진 노래 한 곡이 많은 이의 가슴에 여운을 남겼다고 한다. 노래와 같이 꽃들도 철새들도 알고 있는 지고지순한 우리의 마음을. 그 옛날 하늘빛처럼 우리의 소망이 조율되기를 바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