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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다시 법관윤리를 돌아보며

서동칠 부장판사 (창원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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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며칠 전 '법관윤리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의 시행을 발표하였다. 지난 9월 개최된 법원장회의에서 사법신뢰를 회복·증진하기 위한 대책으로 제시하였던 10가지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계획인 셈이다.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비위 법관에 대한 징계부가금 부과제도 도입, 법조윤리신고센터 신설, 법관윤리심의위원회 구성, 법관 윤리교육 강화 등은 즉시 추진하고, 그 밖의 대책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추가 검토를 거쳐 추진 시기와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아 사실관계가 전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대책 추진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부장판사의 금품수수 사건은 국민들과 법관 모두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국민들은 해당 법관에 대한 엄정한 조치와 함께 사법부에 대하여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대책 수립을 요구하였고, 법원 내부에서도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었다. 그 후 수개월에 걸쳐 각급 법원 차원의 의견수렴과 전국 법원 순회 간담회 등의 절차를 거친 끝에 일찍이 없었던 강력한 수준의 개선방안과 추진계획이 마련된 것이다.

어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기존 제도를 뜯어고치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고, 구체적인 개선방안이 자칫 법관의 독립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제도를 아무리 정비한다 한들 개인적인 차원에서 저지르는 비위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모두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실망한 국민들이 사법부에 대해 남아 있는 애정까지 전부 거두어들이기 전에 법원 스스로 변화하여야만 한다는 절박함이 위 대책에서는 묻어난다.

올여름 뉴스를 듣고 착잡해 하는 필자에게 어느 기자는 "법관 수가 어림잡아 30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단 한 명의 법관도 아무런 비위를 저지르지 않고, 모든 국민이 법관의 도덕성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게 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주었다. 나는, "설령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 하더라도 추구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대답하려다가, 뒤늦게 부끄러움이 밀려와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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