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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s : A User's Manual

안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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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뉴스가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시대이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진보, 보수언론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여러 언론기관이 커다란 역할을 하였고, 촛불을 든 시민들도 숨가쁘게 쏟아지는 언론 보도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뉴스의 시대'에 일상의 철학자로 유명한 알랭 드 보통이 쓴 'The News : A User's Manual'(한글판제목 : 뉴스의 시대?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떠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는 정치뉴스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악당, 나쁜 놈들(crooks)의 나쁜 짓을 찾아내는 워터게이트 스타일의 저널리즘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설사 재벌 혹은 권력을 휘두르는 각료들을 죄다 감옥에 가둔다 해도 국가는 여전히 해결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들을 수없이 떠안고 있을 것이다. 저널리즘이 어떻게 밝혀내야 할지 잘 알고 있는 워터케이트 유형의 악당들만 찾아 다닌다면, 우리는 산적해 있는 중요하고 커다란 문제들을 놓칠 공산이 크다. 보다 구조적이고 비인격적이면서, 악당들의 위법행위 못지 않게 유해한 수많은 잘못들을 철저히 조사하는데도 실패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광장에 모인 촛불의 힘은 마침내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하게 만들었고, 우리 국민의 자존감과 대한민국의 국격을 다소나마 회복하게 하였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낡은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악당 때리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최순실 게이트의 문제가 단순히 대통령 개인의 자질과 능력의 문제로만 파악되어서는 사태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무면허 운전을 한 운전자만 교체해서 차가 잘 갈 수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 자체가 고장난 자동차의 처지이고, 운전자의 교체 뿐만 아니라 고장난 자동차를 수리하여 잘 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무엇보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좌표도 잘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악당의 나쁜 짓을 징벌하거나 모욕하는 데만 머무르지 않기를 바란다. “부정한 인물을 처벌하는 것은 일정 기간 깊은 만족감을 줄 수는 있어도, 이것이 고취하는 희망은 잘못된 방향을 가리킬 수 있다.” 알랭 드 보통의 말이다. 이제야 말로 탄핵 이후의 대한민국에 대한 진지하고도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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