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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도곡동 '아리노마마'

잘 익은 김치, 방풍나물 장아찌와 횟감 '환상적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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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출근길. 차를 놓칠까 땅만 바라보며 종종걸음을 하다 횡단보도 앞에서 고개를 들어보니 문득 다른 이들의 입김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 입에서도 저렇게 입김이 나오고 있을텐데, 어느새 겨울이 이만큼이나 다가온 것일까. 하지만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날씨와 달리 너무나 뜨겁다. 최순실, 정유라, 차은택, 안종범, 문고리 3인방.. 등장인물도 참으로 다양한 국정농단 사태. 뉴스가 예능보다 흥미진진하고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사건들이 계속하여 터져나오는 하루하루가 어떻게 차가울 수 있겠는가.

답답한 현실이라도 밥은 먹고 살아야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러 도곡동으로 향한다. 한티역 롯데백화점 뒤편 골목에서 만난 친구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일식집 ‘아리노마마’로 향했다. 2층으로 올라가기 전, 상호가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있는 그대로’라는 의미라고 답한다.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한다는 뜻으로 선해해 보았다.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한다는 뜻은 무엇일까, 이 곳에서는 식재료와 양념을 직접 만들어 쓰는 비율이 높다. 널찍한 지하 공간에서 장류와 소스, 육수를 만들고 숙성시켜 사용한다. 초장과 쌈장을 굳이 숙성시킬 필요가 있을까? 샐러드 소스까지 숙성시켜 사용하는 이 곳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맛 구분을 잘 못하는 ‘막입’이지만 이야기를 듣고 맛을 보니 무언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숙성을 하였든 하지 않았든 그게 중요할까. 어찌 되었든 맛이 있으면 잘 된 것이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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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담긴 갖가지 종류의 요리와 식사 메뉴는 허기진 사람들에게 어느 하나 빠짐없이 식도락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단품보다 코스 요리를 선택하는 쪽을 추천한다. 일식 다이닝을 모토로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단품보다는 코스 요리의 가격 대비 만족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아리노마마의 코스 메뉴는 ‘오토시(주문 전 미리 내는 간단한 음식) - 샐러드 전채요리 -메인 사시미와 해산물 -스시와 나베 - 갈비와 생선구이 - 튀김 - 밥과 탕 -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 메뉴의 가격에 따라 도미,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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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광어 등 생선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저렴한 코스를 선택해도 충분히 맛을 즐길 수 있다. 담소를 나누며 사시미와 함께 나온 해삼과 전복, 문어, 참다랑어 볼살 등 해산물을 맛보다 보면 어느덧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잘 담근 회쌈용 김치에 방풍나물 장아찌를 얹고, 횟감 한 점에 간장을 찍고 와사비를 바른 뒤 쌈을 싸 입에 넣으면 잘 익은 김치와 횟감이 어우러지는 맛의 신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갈비와 생선구이, 바삭한 튀김을 맛볼 즈음에는 아마도 기분좋은 포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요즘같이 사람들의 마음이 답답해지는 겨울의 초입에 지인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아리노마마’인 듯 하다. 어둠이 깔린 겨울의 초입에 이곳 3층 옥상에 자리를 잡고, 시원하게 트인 공간을 바라보며 일식과 함께 하는 생맥주 한 잔. 처음 만난 사람과도, 15년만에 만난 친구와도 스스럼없이 밤새도록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느껴 보는건 어떨까. 

 

< 이상민 (35·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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