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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내가 쓴] '중년에 떠나는 인문학 여행'

양승국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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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여행을 갔다 오면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행복했던 여행의 추억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이를 붙들어 두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글로서 붙들어 두니, 이는 단지 기록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멋진 여행이 되었다. 여행기를 쓰면서 머릿속에 이리저리 떠돌던 여행의 추억이 가지런히 정리가 될 뿐만 아니라,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면서 여행의 추억이 좀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여행에서는 놓쳤던 부분을 여행기를 쓰면서 새로 알게 되기도 하기에,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멋진 여행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중년에 떠나는 인문학 여행’인가? 젊어서 여행할 때는 그저 눈에 보이는 풍광에만 관심을 쏟다가, 나이가 들면서 여행지의 역사나 지리에 좀 더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서 여행기를 쓰면서 부족하지만 단순한 여행 기록보다는 여행지의 인문학적 이야기를 담으려다보니 ‘중년에 떠나는 인문학 여행’이 되었다.

이번에 지난 10년간에 걸쳐 쓴 여행기 중 10편을 골라 책으로 엮어 냈다. 10편의 여행기는 여행한 나라가 겹치지 않게 하고, 나름 특색이 있는 여행기를 집어넣으려고 하였다. 간단히 책에 실린 순서대로 살펴보면 ? 몽블랑 트레킹 -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3국에 걸쳐 솟아 있는 몽블랑 산록을 따라 돌면서 알프스의 풍경을 글로 담아보았다. ? 이탈리아 북부 자동차 여행 - 구글 지도 앱이 있으니, 초행길 자동차 운전도 OK! ? 미국 뉴욕 - 지하철에서 나와 발품을 팔며 살펴본 맨하튼의 풍경을 적어보았다. ? 중동 여행 - 중동을 돌면서 사막에선 영성을 느껴 보고, 예루살렘 장벽에선 팔레스타인의 슬픔을 느꼈다. ? 에티오피아 - 고원의 나라 에티오피아를 돌면서, 이슬람의 파도 속에서도 기독교가 살아남고, 제국주의 이탈리아의 침입을 물리칠 수 있었던 에티오피아의 힘을 알 수 있었다. ? 일본 오사카 -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따라가는 여행을 해보았다. ? 전주와 제주 - 캐나다에서 온 친구를 차에 태우고 전주와 목포를 거쳐 바다를 건너 제주로 갔다. ? 중국 제남 - 태산을 오르고, 공자의 고향을 돌면서 유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다. ? 필리핀 아닐라오 - 스킨 스쿠버로 필리핀 바닷속 여행을 하였다. ? 베트남 호치민 - 내가 근무하는 로고스 법무법인의 호치민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면서 호치민시를 둘러보았다.

이렇게 이번 책에 여행지를 음미하다보니, 이번에 빠진 여행지에도 자꾸 눈길이 간다. 히말라야 설산 속을 걷던 이야기, 티베트를 종단하여 네팔로 넘어가던 이야기, 수단의 나일강을 따라 북으로 오르던 이야기, 괌의 4600m 창공에서 뛰어내리던 이야기 등등. 다음번에도 여행기 책을 낼 수 있다면 이런 여행기로도 책을 꾸며보고 싶다.
미국변호사